배우 김민선(왼쪽)과 MBC 'PD수첩' |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한 소송이 줄줄이 무죄 혹은 기각 판정을 받고 있다.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한 MBC 'PD수첩'과 관련한 민·형사 소송이 기각되거나 무죄 판결이 내려진 데 이어 탤런트 김규리(김민선에서 개명) 역시 민사 소송에서 승소했다.
9일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15부(김성곤 부장판사)는 에이미트 등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체가 김규리와 문화방송, 'PD수첩' 제작진 5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기각했다.
김규리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와 관련 촛불시위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5월 자신의 미니홈피에 "광우병이 득실거리는 소를 뼈째 수입하느니 청산가리를 입안에 털어 놓는 편이 낫겠다"는 글을 올렸다가 MBC 및 'PD수첩' 제작진과 함께 쇠고기 수입 유통업체로부터 3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했다.
지난해 4월 미국산 쇠고기 협상 및 광우병 위험성에 대해 보도한 뒤 각종 송사에 휘말렸던 'PD수첩' 역시 연이은 재판에서 승소하고 있다.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등은 3차에 걸쳐 손해배상 및 정정보도, 사과방송을 청구했으나 모두 'PD수첩' 측이 승소했다.
법원은 이에 대해 지난달 11일 1차 소송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데 이어 2·3차 소송에서도 'PD수첩'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 사건 보도는 국민의 알권리 충족 및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기능에 관한 점인 것을 고려하면, 이러한 경우 방송사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다면 언론사로서의 비판기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형사 재판에서도 'PD수첩'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지난달 20일 1심 재판에서 'PD수첩'의 명예훼손, 업무방해 혐의에 모두 무죄 판결을 내리며 "'다우너 소들이 광우병에 걸렸거나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가 허위 사실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쇠고기 송사'는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무죄 판결에 대해 항소한 데다, 김규리 등에 대한 민사소송 기각에 대해 에이미트 등 역시 항소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해를 넘긴 '쇠고기 송사'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