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가 다시 쓴 국내외 영화흥행史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0.02.26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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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SF 블록버스터 '아바타'가 역대 흥행 1위에 올랐다. '아바타'는 27일 누적관객 1301만명을 돌파해 '괴물'(1301만)을 넘어 국내 개봉작 역대 흥행 정상에 올랐다.

'아바타'는 한국에서만 놀랄만한 흥행 기록을 세운 것이 아니다. 북미와 전세계 흥행 수입 기준으로도 모두 1위를 갈아치우며 영화계에 폭풍을 예고했다. 실제로 '아바타' 이후 할리우드는 물론 충무로까지 3D와 영화의 미래에 대한 논의로 분주하다.


'아바타'는 국내에서 지난해 12월 17일, 북미 현지시간 기준으로는 12월 18일 개봉한 지 불과 두 달을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세계의 영화 흥행사를 다시 썼다. 이 시점에서 '아바타'가 새로 쓴 영화의 흥행사를 간략히 정리해 봤다.

(한국 및 미국 현지 시간 기준,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및 박스오피스모조닷컴 기준)

▶2009년 12월 17일 - 한국 개봉 첫날 20만 관객 동원


'아바타'의 첫 출발은 미약했다. 당시 국내 흥행 1위 외화였던 '트랜스포머2'는 첫날 53만 관객을 모았다. '아바타'에 앞서 개봉했던 500만 흥행작 '2012'도 첫날 30만명을 동원했다. 하지만 아바타의 흥행은 시간이 지나 힘이 더욱 붙였다.

미국에서도 첫날 큰 수익을 올렸으나 아직은 반신반의한 상태였다. 18일 개봉 첫 날 무려 2700만을 벌어들였지만, 역대 1위인 '뉴 문'의 7270만 달러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기록이었다. 역대 영화 개봉일 기록으로는 33위에 불과했다. 그러나 저력은 시간이 지나면서 발휘됐다.

▶1월 3일 - 전세계 흥행수입 1조 돌파(10억 달러 돌파)

놀라운 속도였다. '아바타'는 북미에서 18일 개봉한 뒤 17일만에 전세계 흥행수입이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지금껏 세계 흥행 수입 10억달러를 돌파한 작품은 '아바타'를 포함해 5개에 불과하다. '아바타' 외에 '다크 나이트', '캐리비안의 해적-망자의 함',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 '타이타닉'이다.

▶1월 9일 - '트랜스포머2' 넘어 역대 외화 흥행 1위

'아바타'는 개봉 24일만에 국내 외화 흥행 역사를 새로 썼다. 2009년 여름 전작을 넘어 외화 흥행 1위에 올랐던 '트랜스포머2'의 743만 기록을 약 반년만에 넘어서 버렸다.

흥행 속도는 점점 불이 붙었다. 미약하게 출발했던 '아바타'는 3일만에 100만명, 6일만에 200만명, 9일만에 300만명을 모은 데 이어, 11일만에 400만명, 15일만에 500만명, 17일만에 600만명, 21일만에 700만명을 넘어서는 괴력을 과시했다.

▶1월 10일 - 외화 최초 역대 흥행 10위권 진입

'아바타'는 이날 개봉 25일만에 8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웰컴 투 동막골'(800만)을 넘어 역대 흥행 10위에 올랐다. '아바타'는 개봉 한 달을 앞두고서도 하루 10만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는 괴력을 과시했다. 이후 하루 혹은 이틀을 간격으로 '친구'(818만), '과속스캔들'(830만), '디 워'(840만), '국가대표'(845만)를 차례로 넘었다. 1000만이 그 다음 고지였다.

▶1월 23일 - 외화 최초 1000만 관객 돌파

개봉 38일만이었다. '아바타'는 외화 흥행 1위 기록을 세우는 데 그치지 않고 여세를 몰아 역대 6번째로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앞서 '1000만 영화'의 영광을 맛본 작품은 '괴물'(1301만), '왕의 남자'(1230만), '태극기 휘날리며'(1174만), '해운대'(1139만), '실미도'(1108만) 5편에 불과했다. 자막이란 핸디캡을 벗어날 수 없는 외화가 1000만을 넘어선 것이 최초여서 더욱 의미심장했다.

▶1월 25일 -'타이타닉'(18억4320만 달러) 넘어 전세계 흥행 1위

'아바타'는 제임스 카메룬 감독의 전작 '타이타닉'이 보유하고 있던 전세계 흥행 1위 기록을 12년만에 깨뜨렸다. 흥행 추이를 따지면 예정된 결과나 마찬가지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아바타'의 흥행 속도다. 미국 개봉 기준으로는 불과 39일만이었다.

▶1월 31일 - 한국 흥행수입 최초 1000억 돌파

'아바타'는 개봉 46일째 역대 개봉작 중 최초로 흥행 수입 1000억원을 넘어섰다. 기존 1위는 올 여름 개봉한 '해운대'의 810억원이었다. '아바타'가 '해운대'의 1139만 관객을 넘어선 것은 이로부터 3일 뒤다. 같은 해 개봉한 '해운대'를 흥행 수입 면에서 일찌감치 넘어서 1위에 오른 것은 값비싼 3D 상영이 큰 인기를 모은 데 힘입은 바 컸다. 배급사 20세기폭스코리아 측은 약 30%의 관객이 3D로 '아바타'를 관람한 것으로 집계했다.

▶2월 2일 -'타이타닉'(6억80만 달러) 넘어 북미 흥행 1위

약 한 달 전인 1월 23일 '다크나이트'(5억3334만달러)를 넘어 북미 흥행 2위에 올랐던 '아바타'는 전 세계 흥행 1위에 오른 데 이어 기어이 북미 최고 흥행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더욱 놀라운 부분은 기록을 세운데 걸린 시간. '아바타'는 개봉 47일만에 6억110만달러를 벌어들였지만, 종전 '타이타닉'은 6억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무려 252일이 걸렸다.

그간 극장 요금이 오른 점도 차이가 됐지만, '아바타'는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값비싼 3D 요금의 덕을 톡톡히 봤다. 박스오피스모조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아바타'의 극장 수입 가운데 80% 이상이 3D 상영에 따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2배를 넘는 비율이다. 극장마다 차이가 있지만 미국에서는 3D 아이맥스 관람료가 기존 2D 극장의 2배 이상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2월 27일 - '괴물' 넘어 역대 흥행 1위

2월 9일 1200만 관객을 돌파한 '아바타'는 거침없는 기세로 5일 뒤 '왕의 남자'의 1230만 관객까지 넘어섰다. 이미 '태극기 휘날리며'(1174만), '해운대'(1139만), '실미도'(1108만)를 넘어선 뒤였다. 과연 '괴물'의 기록을 깰 것인가, 그리고 언제 깰 것인가 남은 관심사였다. 그리고 '아바타'는 그로부터 2주일 뒤인 27일, '괴물'(3010)만을 넘었다. 외화가 역대 흥행 1위에 오른 것은 1997년 '타이타닉' 이후 처음이다. 이제 '아바타'의 모든 것이 영화 흥행의 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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