왁스 "더이상 신비주의 고수안할래요"(인터뷰)

이수현 기자 / 입력 : 2010.03.22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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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노래를 부르든 자신의 노래로 소화해버리는 능력은 가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것일 터다. 실제로 많은 가수들이 그런 경지에 다다르기 위해 끊임없이 애쓰고 있다.

하지만 여기, 너무 자연스럽게 그 일을 해버리는 사람이 있다. 노래 몇 곡으로 이미 자신의 스타일을 확고하게 완성시킨, 하지만 들을 때마다 또 새로운 느낌의 노래를 부르는 왁스가 그 주인공.


이런 왁스가 이번에는 남의 노래를 부르게 됐다. 새롭게 리메이크 음반을 발표하게 된 것이다. 타이틀곡은 '웃는 사람 다 이뻐'. 최근 한 광고에 삽입되면서 대중의 귀에 익숙한 노래다.

이제 데뷔 10년을 맞이한 왁스가 갑자기 리메이크 음반을 만든 이유는 뭘까.

"한참 전부터 생각은 갖고 있었어요. 다만 이번에 실행을 하게 된 것뿐이죠."


쉽게 말했지만 리메이크 음반에 담긴 노래들을 듣고 있노라면 마치 처음부터 왁스의 노래였던 것처럼 자연스레 어우러진다. 하지만 사실 이미 다른 가수들이 여러 장의 리메이크 음반을 발매한 상황에서 리메이크할 만한 노래들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왁스는 자신이 좋아하고 즐겨 부르던 노래 6곡을 골라냈다.

그렇다면 왁스가 말하는 '왁스표 리메이크'의 다른 점은 뭘까.

"제가 부른 노래를 들었을 때 '왁스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그게 뭐냐고요? 사실 제가 설명하긴 힘들어요. 그런 건 대중들이 더 잘 알거든요. 어쿠스틱한 편곡에 조금 신경을 많이 쓰긴 했어요."

10년이란 세월 동안 남들 다 하는 예능 프로그램도, 연기도 도전하지 않고 '가수'라는 한 우물만 파온 왁스이니만큼 이 생활이 즐겁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한동안 왁스에게도 '권태기'는 찾아왔다.

"지금은 다시 재미있어졌어요. 하지만 한동안은 초심을 잃어버리고 있었죠. 요즘엔 감정 잡기나 노래 부르는 자세 같은 걸 다시 배우게 됐어요. 원래 한 번 녹음한 뒤에는 다시 작업하지 않는 스타일인데 이번엔 몇 번이나 다시 녹음 작업을 해봤죠. 듣는 사람은 몰라도 부르는 사람으로서 자세가 안 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번 음반에서 눈에 띄는 곡은 '이별 이야기'다. 리메이크 음반에서는 쉬이 볼 수 없는 듀엣곡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요즘 제일 잘 나간다는 아이돌 2AM의 조권과 함께 불렀다. "대단하다"고 했더니 "지난해 8월 이미 녹음이 끝난 곡"이라며 웃었다.

"지금처럼 재미있는 모습들이 알려지기 전이었어요. 노래만 잘하지 그렇게 재미있는 친구인 줄 몰랐죠. 녹음실에서 처음 봤는데 예의도 바르고 분위기에 적응하니까 말도 잘 하더라고요. 노래 잘하는 아이돌과 작업해보고 싶어서 제가 '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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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활동해와 어느덧 중견이 된 왁스는 이제 조금씩 변화를 시도해보려고 한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라면 가수가 아닌 길에 대해 열린 마음이랄까. 왁스는 "이제 친구 같은 콘셉트로 다시 대중에게 다가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간 '노래하는 왁스'의 이미지를 위해 나름의 신비주의를 고수해온 왁스지만 어느덧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리쌍의 길과는 친한 사이에요. 지금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길의 모습은 원래의 모습이에요. 음악만 듣던 사람들은 길의 그런 모습을 몰랐잖아요. 하지만 길이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친근한 이미지가 되면서 음악도 더 많은 분들이 편하게 느끼게 된 것 같아요. 저도 대중음악을 하는 가수로서 신비주의를 고수할 필요는 없겠다고 생각했죠."

이렇듯 앞으로 왁스는 가수 뿐 아니라 다른 무대에서도 자신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혹은 팬들이 찾아준다면 얼굴을 내밀 작정이다. "좋은 작품이 들어온다면 뮤지컬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하는 왁스다.

"계속 기대해주는 팬들이 너무 고맙다"는 왁스. 앞으로도 대중들의 그 기대가 꺼지지 않도록 '왁스표 음악'이 언제까지고 힘을 잃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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