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훈 사극, 한의대-상대-공대-미대-음대순?

김관명 기자 / 입력 : 2010.04.06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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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대장금, 상도, 동이, 서동요


MBC 월화사극 '동이'로 또 한 번 시청자를 찾은 '사극 명장' 이병훈 PD.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묘한 연관성이 있다. 바로 비(非)문과 계열인 한의학, 공학, 미술, 음악쪽 사극에 강세를 보였다는 것.

지난 5일 제5회를 내보낸 '동이'는 훗날 영조가 되는 연잉군을 낳은 숙빈 최씨(동이. 한효주)의 이야기. 숙종(지진희)이 남인 계열인 장희빈(이소연)을 이용해 집권 서인을 견제하려는 얘기 등이 나왔지만, 소소한 에피소드는 주로 동이가 일하는 장악원 쪽에서 벌어진다. 이러한 '동이'-장악원 구조는 전작 '이산'-도화서 구조와 비슷하다.


장악원은 잘 알려진 대로 조선시대 궁중에서 연주하는 음악과 무용을 총괄한 관청. '동이'에서는 이정훈이 장악원 정3품 최고책임자인 이종욱으로, 이희도가 장악원 종7품인 직장 황주식으로 출연하고 있다. 동이도 이 장악원에서 6년째 머물고 있는 중. 제5회에선 장악원 관원들이 연주하는 도중 음이 틀리는 음변(音變) 사태가 발생, 나라에 변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소동이 일기도 했다.

정조(이서진) 임금 이야기인 전작 '이산'(2007년)은 초중반까지 주로 도화서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됐다. 정조가 평생 사랑했으며 끝내 후궁 의빈 성씨가 된 성송연이 10년 이상 머문 곳이 바로 도화서였다. 도화서는 조선시대 그림 그리는 일을 담당하던 예조 산하 관청. 방송 당시엔 성송연 역의 한지민을 비롯해 화원으로 나온 지상렬 등 많은 연기자들이 자칫 왕조사 위주로 흐를 뻔 했던 '이산'의 균형을 잡아줬다.

이병훈 PD의 2005년작 '서동요'는 사극 최초로 공과 계열을 택한 작품이라 할 만하다. 중견배우 이창훈이 열연한 목라수는 백제 태학사의 기술박사로, 훗날 백제 무왕이 되는 서동(조현재)의 양아버지 역할까지 했다. 임현식은 또한 최고의 연꽃 기와 제조기술을 가진 맥도수로 열연했다.


이밖에 이 PD의 대표작인 전광렬 주연의 '허준'(1999년)과 이영애 주연의 '대장금'(2003년)은 모두 한의학을 배경으로 삼았다. '허준'은 '동의보감'의 저자 허준의 일대기를 그렸고, '대장금'은 궁중 최고요리사에서 조선 최고의 의녀 반열에 오른 실존인물 장금의 이야기를 그렸다. 그리고 이재룡 주연의 2001년작 '상도'는 청에까지 이름을 떨친 조선의 무역상인 임상옥의 일대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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