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김희선,박용하,이준기,김태희,주진모,소지섭,김윤진,윤은혜 등 1인 매니지먼트사를 설립한 배우들. |
스타들의 1인 기업형 매니지먼트 설립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출산 후 영화 '전국'으로 컴백한 배우 김희선은 최근 힌지엔터테인먼트사를 설립했다. 대형 연예기획사의 영입 제의를 뿌리치고 독자 노선을 택한 것. 곽경택 감독의 '아름다운 우리'를 차기작으로 선택한 주진모도 최근 JM엔터테인먼트를 설립, 홀로서기에 나섰다. 주진모는 전 소속사인 KM컬쳐와 에이전시 계약을 체결했다.
과거에도 배용준과 비, 이병헌, 장동건처럼 스타들이 매니지먼트사를 설립했다. 하지만 최근 스타들의 1인형 매니지먼트사 설립은 연예계 불황과 구조조정과 맞물려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김현중 등 스타들의 재계약 시즌이 본격적으로 도래하면서 어떤 선택을 할지도 주목된다.
이준기는 지난 2월 제이지 컴퍼니를, 김윤진은 자이온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1인 매니지먼트 대열에 동참했다. 박용하는 요나엔터테인먼트, 김태희는 루아엔터테인먼트, 소지섭은 51K, 김래원은 블레스, 송승헌은 스톰S,최지우는 씨콤마 제이더블유 컴퍼니 윤은혜는 더하우스컴퍼니 등을 차렸다.
스타들이 이처럼 1인 중심 기업을 세우는 까닭은 경기 불황으로 고액의 계약금이 점차 사라지는 게 한 몫한다. 한 때 한류스타의 경우 매니지먼트사 상장열풍과 맞물려 10억원이 넘는 계약금을 받곤 했다. 하지만 이런 몸값 거품이 결국 매니지먼트사 몰락을 자초하면서 계약금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실종되다시피 했다.
한류스타들의 경우 작품 제의와 CF 섭외 등이 계속 요청이 들어오기 때문에 손발이 맞는 매니저와 일하는 것을 선호하기도 한다. 대다수 한류스타들이 계약금이라는 메리트가 사라지자 독자노선을 택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여러 스타들이 거대 기획사에 있을 경우 혼자 집중된 매니지먼트를 받지 못한다는 불만도 스타들이 1인 매니지먼트사를 세우는 이유기도 하다. 가족 혹은 오랜 지인들과 소속사를 설립하는 사례도 많다. 형부가 대표로 취임한 김태희 등이 그 예다.
그러나 이런 1인 매니지먼트사가 시스템으로 정착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매니저의 특화된 노하우가 없는 상황에서 설립해 시행착오를 겪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전 소속사와 에이전시 계약을 체결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지금까지 연예계는 일부 스타들이 8대2, 9대1 등 매니지먼트사에 불리한 계약을 체결해 스타들만 배 부른다는 소리가 많았다. 차제에 일본처럼 월급을 주는 시스템, 혹은 미국처럼 에이전시로 변형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스타들의 1인 매니지먼트 설립은 과거 대형 매니지먼트 시스템에서 또 다른 시스템으로 변해가는 과도기적인 상황이란 주장도 있다.
한 매니지먼트 대표는 "경기 불황으로 대형 매니지먼트사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추세"라면서도 "스타들의 홀로서기는 전문 매니지먼트의 노하우 부족, 다른 부가가치를 세우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스타 중심의 운영 뿐 아니라 드라마, 영화 제작 등 다양한 수익창출을 이뤄야 하는데 1인 매니지먼트사는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배용준과 비, 이병헌 등 앞서 1인 기업을 설립한 스타들이 점차 세를 불리는 것도 또 다른 이익창출을 위해서라는 것이다. 1인 매니지먼트사의 경우 배우가 군에 가거나 활동이 줄어들 경우 심각한 타격을 입기 때문에 무리한 확장을 시도하다 사단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에이전시 계약을 맺었다가 파기한 사례도 종종 나온다.
과연 1인 매니지먼트사가 한 때 유행이 될지, 과도기로 기억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