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연예인 인권 침해 심각..사회적 관심要"(종합)

27일 국가인권위원회 '여성연예인 인권침해 실태조사' 토론회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0.04.2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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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문완식 기자


술접대·성상납 등 여성연예인들의 인권 침해와 관련 정부, 학계, 연예인단체, 드라마제작사단체 등이 한 데 모여 해결책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27일 오후 2시 서울 을지로 1가 국가인권위원회 10층 인권교육센터에서 '여성연예인 인권침해 실태조사' 결과 발표회 및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이번 조사를 진행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이수연 실장(평등·사회통합연구실), 문경란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유지나 교수(동국대), 이동연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 신용식 사무관(문화체육관광부), 문제갑 정책위원회 의장(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동조합), 김승수 사무총장(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앞서 인권위가 여성정책원에 의뢰, 조사 발표한 '여성연예인 인권상황 실태조사' 보고서에서는 여성연기자의 45.3%가 술시중 요구를 받았으며 60.2%는 성접대 제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여성연예인의 인권 침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토론자로 나선 유지나 교수는 "연예인의 개념이 한국에서는 과잉 환상"이라며 "연예인을 특별한 인간으로 만드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연예인에 대한 환상, 거품을 빼야 한다"며 "이 일이 얼마나 힘든지 알아야 한다. 지난해 장자연 사건 이후 여성들의 연예계 지망이 줄어들었는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재능과 노력으로 승부 본다는 정신이 있어야 한다"며 "여성 자체가 자신의 실력으로 성장하기보다 외모 등으로 성공하려는 인식이 있는데 스스로 그걸 거부해야 한다. 연예인도 직업이라는 생각으로 다른 직업과 마찬가지로 직업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제갑 정책의장은 "일방적으로 제작사나 기획사, 매니지먼트사가 가해자고, 가수나 연기자들이 피해자라고 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논리"라고 밝혔다.

그는 "열심히 자구적인 노력을 하려는 분들도 있고, 어떤 분들은 이 구조에 기생해서 자신의 사적인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들도 있다"고 '매니지먼트 대 연기자'의 이분법적 구조로 연예인 인권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을 경계했다.

문 정책의장은 "이 자리에 방송3사 관계자들이 나와 우리나라 방송 산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얘기를 하고, 제작사 등이 얼마나 힘든지 고백을 해줘야 한다"며 "제작사가 방송사로 부터 편성이 될 경우, 가령 100원에 계약하면 60원 미만으로 제작사와 계약한다"고 제작사의 어려움에 대해 말했다.

그는 "기획사 등은 자기 소속 배우들이 캐스팅되지 않으면 회사가 유지되지 않는다"며 "따라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캐스팅되기 위해 애쓴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한국 연예산업은 방송사를 최고점으로 수직 계열화를 이루고 있다"며 "결국 방송사를 정점으로 한 이쪽의 산업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구조적인 문제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현재 연예인 인권 문제의 구조적 문제 해결은 방송사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정책의장은 "많은 연예인들이 '내가 과연 어두운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돌아오는 2차 피해가 있냐'는 걱정을 하는데 10에 10은 2차 피해를 당한다. 한마디로 다시는 캐스팅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배우나 가수들이 스스로 어려움을 드러내놓고 말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정부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기관을 만든다고 하는데 이는 100% 실패할 것이다. 결론은 연예인들 스스로가 자력 구제해야 한다. 본인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문제를 내놓고 해결하려는 의지 없이는 외부의 지원 등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대중문화예술인지원센터 설립의 중요성을 들었다.

드라마 외주제작사를 대표해 참석한 김승수 사무총장은 은 "방송사나 제작사가 여성 연예인 인권침해의 가해자라고 보는 것은 어폐가 있다고 본다"며 "제작현실과 외부에서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인권의 침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느 분야에나 있는 것인데 마치 연예분야에만 있는 것처럼 취급하는 것은 문제"라며 "문제는 직위를 이용한 즉, 캐스팅을 이용한 여성인권을 침해한 사례"라고 캐스팅과 관련해 여성 연예인의 인권 침해가 심각함을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스스로 있는 자리에서 원칙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지상파 방송3사를 통하지 않고는 스타가 될 수 없는 게 우리나라 연예산업의 구조다. 그러면 이 구조가 제대로 되면 되는 것이다. 그 구조를 다루는 사람들이 능력 있는 사람들이 되면 연기자들이 쓸데없는 일을 하지 않고 정도를 갈 수 있는 것"이라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는 "프로그램의 40%이상 드라마의 90%이상이 외주로 제작되는데 심지어 방송통신법에 외주에 대한 규정도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구조적인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제대로 된 법을 통해 구조적인 문제부터 해결하는 결국 여성 연예인 나아가 연예인 전체의 인권문제를 해결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무리 토론에서 이동연 교수는 "이번 보고서가 유의미하게 쓰이려면 장자연씨 사건이나 최진실씨 사건처럼 일회성 사건이 문제가 아니고, 일반 평범한 여성 연예인들의 고민이나 이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라는 사회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며 "인권의 주체로서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일원으로서 사회적인 관심을 갖고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성년 여성연예인들의 인권침해문제도 향후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성연자인 여성연예인들이 현재 엔터테인먼트회사에서 두, 세달 집을 못가고 일하는 것이 물론 본인이 좋아서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노동문제의 관점에서 살필 필요가 있다"고 있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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