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일부터 시작된 MBC 파업이 달을 넘겼다. 5주째 이어지고 있는 파업에 보도국과 예능국, 시사교양국 등이 휘청거리기 시작한 지 오래다. 오는 4일이면 파업에 들어간 지 30일째가 된다.
그러나 파업 장기화에도 양측의 대립은 극을 달리고 있어 향후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지 관심이 쏠린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그간 MBC 파업 최장기록이었던 52일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MBC 노조는 지난달 5일 김재철 MBC 사장이 노사 합의의 전제 조건으로 교체했던 황희만 전 보도본부장을 부사장에 임명한 것에 반발,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앞서 '큰 집'이라 표현된 청와대와 방문진이 김재철 신임 MBC 사장에게 압력을 행사했다는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의 인터뷰가 도마에 오른 터였다.
노조의 요구를 김재철 사장이 거부하고 강경 대응 입장을 연이어 밝히면서 갈등은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김재철 사장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 적용하는 한편 법적 절차에 따라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기자회견을 자처하기도 했다. 지난 27일에는 파업중인 노조 집행부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민·형사상 고소장을 접수하기까지 했다.
노조 역시 강경한 입장이다. 이들은 김재철 사장 출근 저지 투쟁을 이어가고 있으며 노조 위원장은 단식 투쟁에까지 들어갔다. 사측의 강경 입장 발표에도 불구 파업 지지 인원이 연일 늘어나고 있는 상태다. 파업 지지 성금은 1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3일 기자 170명은 김우룡 전 위원장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할 예정이고, 보도부문에서는 252명이 참여한 김재철 사장과 황희만 부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기명 성명서를 발표했다.
방송은 이미 비상사태를 맞았다. 파업 직후부터 뉴스가 축소됐고, 예능 프로그램은 결방 및 재방송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사정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대체 연출자가 투입된 몇몇 프로그램만 근근이 방송을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시청자들은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이다. 아쉬움 속에서도 파업에 대한 지지를 보내는 이들을 게시판 등에서 종종 확인할 수 있다.
3일로 MBC 파업은 29일째를 맞았다. 지금까지 최장 MBC 파업 기록은 1992년의 52일이다. 1996년 파업의 24일 기록은 이미 넘어선 상태다. 끝이 보이지 않는 파업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그리고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 방송 관계자들의 한숨이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