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스크린 '있는놈' vs '없는놈' vs '억울한놈'

임창수 기자 / 입력 : 2010.05.1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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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영화 '하녀', '내 깡패같은 애인', '로빈후드'의 스틸>


있어도 문제, 없어도 문제인 것이 돈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생기는 돈 문제. 5월 극장가에도 돈 때문에 골치 아픈 군상들이 모였다. '있는 놈'은 있어서 피곤하고, '없는 놈'은 없어서 괴롭다. 그 중엔 있는 놈들 돈을 빼앗아 없는 놈들에게 나누어주는 '억울한 놈'도 있다. 봄날 스크린 속으로 찾아든 놈, 놈, 놈들. 나름의 사정들은 어떨까.

'있는 놈' - '하녀'의 훈


영화 '하녀'의 훈(이정재 분)은 대저택을 가진 부자다. 그는 돈이 많기도 하거니와 돈으로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의 대저택은 돈으로 쌓아올린 성이며, 그 속에는 돈에 복종하는 속물들만이 산다.

여기에 순수한 은이(전도연 분)가 나타난다. 훈은 겉으로는 그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척 행동하지만 그건 모두 위선이다. 은이는 그에게 있어 자신에게 복종함이 마땅한 성의 주민이며, 그저 하나의 '소유물'일 뿐이다.

그래서 훈은 '있지만 불쌍한 놈'이다. 돈과 명예, 권력까지 가진 그는 거부할 수 없는 '옴므파탈'의 매력을 가졌지만 인간을 그 자체로 존중할 줄 모른다.


'하녀'는 제 63회 칸 영화제 공식 경쟁부문 후보에 올랐다. '바람난 가족', '그때 그사람들'을 연출한 임상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오는 13일에 개봉한다.

'없는 놈' - '내 깡패같은 애인'의 동철

반면 영화 '내 깡패같은 애인'에는 '없는 놈' 동철(박중훈 분)이 등장한다. 그는 입만 살아서 무술 유단자들에게 맞고 다니기 일쑤인 어설픈 삼류 깡패다. 그런 그가 취업준비생 세진(정유미 분)을 만난다.

두 사람은 모두 세상에서 소외된 '루저'들이며, 그런 의미에서 '내 깡패같은 애인'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낙오된 청춘들의 웃기면서 슬픈 생태보고서다.

특히 동철 역을 맡은 박중훈의 연기는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럽다. 구부정한 자세로 껄렁대는 모습은 영락없는 건달이며, 거리낌 없이 '가난한 사랑'에 빠져드는 '용기 있는 루저' 그 자체다.

'내 깡패같은 애인'은 88만원 세대의 애환을 그렸다. 신인 김광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오는 20일에 개봉한다.

'억울한 놈' - '로빈후드'의 로빈후드

이번에는 '억울한 놈'의 차례다. 바로 영화 '로빈후드'에 등장하는 서양판 임꺽정, 의적 로빈후드(러셀 크로우 분)다.

그는 뛰어난 활 솜씨로 전투에서 맹활약을 펼치던 용병이었으나 아버지가 존 왕에 의해 처형당했음을 알고 의적으로 활동하며 민중의 영웅으로 거듭나게 된다.

그를 움직이는 동력은 정의가 배척받는 '부조리한 현실'이다. 그에게 돈이란 평등과 자유라는 목적을 쟁취해내기 위한 일종의 수단일 뿐이다. 그는 타락한 권력으로부터 돈을 빼앗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방식으로 자신의 억울함과 복수심을 털어내며 세상의 불합리에 맞서 싸운다.

'로빈후드'는 리들리 스콧 감독과 러셀 크로우가 '글래디에이터' 이후 10년 만에 다시 뭉쳐 관심을 모았다. 오는 1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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