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방영 중인 SBS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연출 정을영, 극본 김수현)' 中 |
동성애 코드는 금기를 엿보는 심리를 자극한다. 9일 방영된 SBS 주말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연출 정을영, 극본 김수현)' 16회에는 송창의(양태섭 역)와 이상우(경수 역)의 키스신이 펼쳐졌다. 시청자들은 방송 이후에도 폭발적인 관심을 보이며 동성애 문화에 대한 현실적 접근에 기대와 우려를 나타냈다.
국내 영화와 드라마는 꾸준히 동성애 코드를 다뤄왔다. 동성애 연기를 거쳐 스타가 된 배우들도 많다. 그렇다보니 연기파 배우의 필수 코스라는 얘기도 나온다.
↑1999년 말 방영된 KBS 2TV 2부작 송년특집 드라마 '슬픈 유혹(연출 표민수, 극본 노희경)' |
1999년 말 KBS 2TV 2부작 송년특집 드라마 '슬픈 유혹(연출 표민수, 극본 노희경)'은 한국 최초의 본격 동성애 드라마로 꼽힌다. 김갑수(문기 역)와 주진모(준영 역)의 조심스러운 사랑을 그리며 시청자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주진모의 대사 "나는 남자를 사랑하는 게 아닙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남자였을 뿐입니다"는 노희경 작가를 스타 작가 대열에 올려놓기 충분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동성애 영화를 뜻하는 '퀴어 영화'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2002년 퀴어 영화 '로드무비(감독 김인식)'가 개봉했다. |
2002년 국내 최초의 극장상영용 본격 장편 퀴어 영화 '로드무비(감독 김인식)'가 개봉하기에 이른다. 두 남자와 한 여자의 불편한 사랑과 여행을 그린 이 영화에서 한 남자 석원을 사랑하는 주인공 대식은 황정민이, 그의 사랑을 받는 석원은 정찬이 연기했다. 관객수는 많지 않았지만, 독창적이고 강렬하다는 호평을 받았다.
↑2005년 말 1천200만 관객수를 돌파한 '왕의 남자(감독 이준익)' |
2005년 말 1200만 관객수를 돌파한 '왕의 남자(감독 이준익)'가 개봉한다. 이 영화에서 왕 연산(정진영 분)과 동성애를 나누는 광대 '공길' 역의 이준기가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절대적 퀴어 영화는 아니었지만 동성애 코드에 상업성을 입혀 성공한 대표적 영화 사례가 됐다.
↑2006년 개봉한 퀴어 영화의 대표작 '후회하지 않아(감독 이송희일)' |
2006년 개봉한 퀴어 영화의 대표작 '후회하지 않아(감독 이송희일)'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김남길이 큰 인기를 얻기 전 주연을 맡은 작품이기도 하다. 김남길(재민 역)과 이영훈(수민 역)은 거부할 수 없는 사랑에 빠지는 열연을 펼쳤다. 2006년 김남길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연기를 못할 것 같았는데 결국 해냈다"며 동성애 연기의 어려움을 밝히기도 했다.
↑2008년 개봉한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감독 민규동)' |
2008년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감독 민규동)'는 꽃미남 4인방이 케이크 가게를 운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마성의 게이' 선우(김재욱 분), 앤티크 사장 김진혁(주지훈 분), 선우를 동경하는 양기범(유아인 분), 해결사 남수영(최지호 분)이 동성애 코드를 참신하게 풀어냈다.
↑2008년 개봉한 '쌍화점(감독 유하)' |
드라마 '슬픈 유혹'에 출연했던 주진모는 2008년 '쌍화점(감독 유하)'에서 호위무사 홍림 역의 조인성을 사랑하는 고려의 왕을 연기했다. 당시 파격적 동성 정사장면으로 세간의 집중을 받았다. 19세 이하 관람 불가 영화였으나 전국 650개 스크린을 확보, 374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2008년 제작된 단편 영화 '소년, 소년을 만나다(감독 김조광수)' |
2008년 말 김혜성, 이현진 주연의 단편 영화 '소년, 소년을 만나다(감독 김조광수)'도 19살 소년의 동성애를 로맨틱하게 그려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동성애자를 열연한 배우들 중 그 연기력을 인정받아 스타 반열에 오른 사람들이 많다. 김갑수, 황정민, 정찬, 주진모 등은 현재 '연기파 배우'라는 칭호를 듣는다. 특히 주진모는 드라마 '슬픈 유혹'과 영화 '쌍화점'에서 두 번이나 동성애자를 연기했다.
최근 스타로 급부상 중인 김남길과 김재욱 역시 동성애 연기를 호평 받았다. 이들은 26일 방송예정인 SBS '나쁜남자'에 주연으로 나란히 등장한다.
많은 배우들이 자신의 성적취향과 다른 성소수자를 연기하는 것이 힘들다고 밝힌 만큼, 동성애 연기가 연기력 향상의 계기가 되기 마련인가 보다. 송창의와 이상우 역시 연기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연기자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