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은 어떻게 10년 '개그제국'을 만들었나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0.05.1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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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의 '달인' <사진=KBS>


결국 '하땅사'도 포기하고 말았다. MBC 공개개그프로그램 '하땅사'가 전격 폐지됐다. 지난해 10월 '개그야'에 이어 야심차게 시작한 '하땅사'는 불과 7개월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말 그대로 '하늘도 웃고 땅도 웃고 사람도 웃고'를 노렸지만 저조한 시청률에 폐지가 전격 결정됐다. '하땅사'는 박준형, 정찬우 등 타사 공개 개그프로그램의 스타들을 영입해 쇄신을 꾀했지만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지 못했다. 이로써 MBC는 코미디 프로그램이 '전무(全無)'하게 됐다.


또 다른 공개개그프로그램인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도 계속해서 부활을 노리고 있지만 쉽지 않다. 여전히 5% 미만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공개 개그프로그램이 TV예능에서 갖는 위상을 고려할 때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게 SBS의 입장이지만 계속된 부진을 언제까지 안고 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MBC와 SBS의 공개개그프로그램이 위기를 겪고 있는 것과 반대로 KBS '개그콘서트'는 여전히 20%가 넘는 시청률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어 대비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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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의 '조아족' <사진=KBS>



지난 1999년 10월 첫 방송한 뒤 10년 넘게 공개코미디의 대표주자로서 지위를 굳건히 하고 있다. 그러면 '개콘'이 이처럼 변함없는 인기를 누릴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개콘'은 일단 끊임없이 '새로운 피'를 수혈한다. 신인들을 적극 발굴하고, 기존의 개그맨들은 새로운 코너를 통해 계속해서 새 웃음을 시청자들에게 안기고 있다.

특히 타 개그프로그램들이 선배 개그맨들의 지원사격이 거의 없다는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개콘' 무대에 오르고 있는 이수근이나 김병만, 윤형빈 등의 예는 좋은 대조를 이룬다.

인기에 안주하지 않는 것도 '개콘'의 장점. 아이디어가 고갈됐다고 여겨지면 가차 없이 폐지하고 새로운 코너를 투입해 시청자들이 기대감을 갖고 바라보게 만들고 있다. '분장실의 강 선생님', '씁쓸한 인생' 등이 좋은 예다.

한 방송사 예능국 관계자는 "'개콘'의 장점이 여럿 있지만 그 중에서도 출연 개그맨들에게 늘 변화를 요구하고 언제나 새로운 코너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은 '개콘'만의 큰 무기"라고 평했다.

'개콘'은 최근 '조아족', '사이보그지만 괜찮아', '잠복근무' 코너를 새롭게 선보인데 이어 '국내최초, 세계최초'라는 새로운 코너를 또 선보인다. 물론 이들 코너가 계속 무대에 오르리라는 보장은 없다. 관객이나 시청자들의 반응이 안 좋으면 곧 사라질 수도 있다.

이에 더해 '개콘'은 '남성인권보장위원회', '동혁이형' 등이 풍자를 통해 시청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줌으로써 개그프로가 단지 억지웃음이 아닌 공감을 통한 통쾌한 웃음이 가능하다는 것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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