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은 소설가 출신의 감독으로 1983년 '전리'가 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소설 부문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1987년 '운명에 관하여'로 이상문학상 추천우수상을, 1992년 '녹천에는 똥이 많다'로 한국일보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1993년 박광수 감독의 영화 '그 섬에 가고 싶다'의 시나리오와 조감독으로 영화계에 입문했으며 감독 데뷔작인 '초록물고기'로 1997년 백상예술대상 작품상, 청룡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그의 두 번째 영화 '박하사탕' 은 청룡영화제 최우수작품상·감독상, 백상예술대상 작품상·신인감독상·각본상, 대종상 최우수작품상·감독상·각본상, 밴쿠버영화제 용호상 등을 수상했으며, 칸 국제영화제 감독 주간에도 초청되며 설경구라는 배우를 수면 위로 부상시켰다.
이어 2002년에도 '오아시스'로 제 5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감독상과 신인여우상(문소리)을 수상, 한국영화로는 최초로 세계 3대 영화제 2대 부분을 석권하며 세계적으로도 이창동이라는 이름을 알렸다.
그는 16대 대선 이후 문화장관부 장관으로 내정되어 2003년 2월부터 2004년 6월까지 참여정부 초대 문화관광부 장관을 역임했으며, 2007년에는 5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밀양'으로 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전도연을 '칸의 여왕'으로 등극시켰다.
이창동 작품의 특징은 일상의 고통을 현실적으로 그리며 이를 통해 삶과 인생의 의미를 되짚는다는 것이다. 종종 너무 '문학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은 조직의 보스를 사랑하거나(초록물고기), 돌아갈 수 없는 과거를 그리워하거나(박하사탕), 장애를 이유로 소외받거나(오아시스), 딸을 잃고 오열(밀양)한다.
고통을 견뎌내려는 인물들의 몸부림은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아 공감을 이끌며, 영화는 그러한 정서적 울림 속에서 사랑, 편견, 결핍, 가식, 단절 등 다양한 화두를 던진다. 삶과 인생의 의미에 대한 깊은 통찰은 이 감독을 리얼리스트 거장 감독으로 만든 힘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