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자신있어요."
권상우가 27일(현지시간) '포화속으로'의 스탠포드대 아태연구소 시사회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떨리는 심경과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전했다. 권상우는 이날 시사회에 앞서 샌프란시스코 근교 쉐라톤 할토 호텔에서 열린 국내 취재진과의 간담회에 참석했다.
다음달 16일 개봉을 앞둔 '포화속으로'는 한국전쟁 낙동강 지지선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쳤던 71명 학도병의 실화를 담은 작품. '포화속으로'가 다룬 한국전쟁이 아태연구소의 핵심 연구주제인 만큼 영화 기획단계부터 시사회가 추진됐다. 시사회에는 연구자와 평론가, 한국전쟁 참전 용사, 스탠포드대 일반 학생 등 400여명이 참석한다.
출연 배우로서는 유일하게 샌프란시스코를 찾은 권상우는 "일이 점점 커진다"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초심으로 돌아가 촬영했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소감 부탁드린다.
▶여기까지 와 주셔서 감사드린다. 낯선 장소에서 뵈니까 어리둥절하다. 저도 처음으로 영화를 보게 된다. 돌아가서도 사랑해주시길 바란다.
-연구소에서 하는 시사회라 느낌이 다를 것 같은데.
▶감독님께 질문이 많이 갈 것 같다. 저는 참석하는 데 의의가 있다. 여러가지 작업 때문에 6월 3일에 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보게 돼 떨리기도 한다. 배우로서 이 작품에 참석하게 된 것 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상형이 향후 어떤 파급효과가 있을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좋은 일이 생기기 위한 첫 걸음에 함께하게 돼 영광이다.
-미국에서 영화가 첫 공개되는 의미가 있다면.
▶꿈은 크게 가져야 할 것 같다. 개봉하고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으면 좋겠지만 메시지도 큰 걸 담고 있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이 넓은 땅에서도 소개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이 이렇게 크게 될 줄 몰랐다. 처음부터 이렇게 큰 규모로 제작되려고 했던 영화가 아니었고, 6.25 60년의 전쟁영화를 해야겠다고 했던 것도 아니었다. 제게 맞는 역할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하게 된 영화였다. 시작했을 때와는 전혀 다른 곳에 와있는 것 같다. 촬영하면서는 8월달의 이야기를 한겨울에 촬영하면서 어떻게 리얼하게 표현할까가 고민이었다.
찍으면서 점점 많은 애착을 느끼게 됐다. 저 혼자가 아니라 여러 구성원들이 노력해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라 즐겁게 촬영했다. 우리 영화의 주인공은 저도 아니고 차승원 김승우 선배도 아니고 최승현 군도 아니고 현장에 있었던 다른 모든 학도병들이었다. 내가 연기자로서 초심을 갖게 해줬다.
-'말죽거리 잔혹사', '동갑내기 과외하기' 같은 대표작에서 교복을 입었다. 이번에도 영화에서 교복을 입는데.
▶지금은 나이가 좀 됐는데.(웃음) 처음에는 주변에서 우려를 했던 것 같다. 남들은 뭐랄지 몰라도 자신이 좀 있었다. 인물이 느끼는 여러가지 상황들이 충분히 공감이 됐기 때문에 교복을 입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공교롭게도 교복을 입고 데뷔를 했고 교복을 입은 작품들이 저의 대표작이 됐다. 현장에서도 우스갯소리로 더더욱 이번 영화가 잘 될 것 같다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면서 촬영한 기억이 난다.
-천안함 사건 영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천안함 사건과 함께 우리 영화를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민감한 부분이다. 굉장히 슬픈 사건이고, 그 희생자는 누군가의 자식이고 동생일 수도 있고. 그런 기사들을 볼 때마다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슬펐다.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 거라고 생각했다. 우리 영화에서 다루는 학도병도 60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갔을 뿐이지 똑같이 가슴아픈 일이다. 그런 점에서 배우가 연기하는 데서 보다 진실되게 다가갈 수도 있었던 것 같다.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포화속으로'가 1300만 '아바타'를 이길 것이라고 했는데.
▶내가 왜 그랬지?(웃음) 대한민국 사람으로서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개인적으로는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학생들에게 교육적인 측면으로 보여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이야기를 보여주면 깨어나지 않을까. 그래도 1000만은 넘지 않을까.
-배우들끼리 내기라도 했나?
▶현재 배우들 사이에서는 850만 들면 망한 거라고 생각하는 분위기다. 1000만은 들 거라고들 한다. 저는 감독님을 믿기 때문에 자신이 있다.(웃음)
다른 걸 버리고 연기한다는 마음이다. 그런 부분에서 와이프가 많이 도움을 준다. 일단 가정이 편안하니까. 그런 게 도움이 되더라. 뭔가 든든하고. 뭐라고 설명하기가 그런데 굉장히 든든하고 편안하다. 연기하는 데 있어서 정말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안락함을 준다.
-이번 영화에서의 역할은 어떤 것이었나.
▶최승현이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고 돋보이기 위한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참여했다. 그간은 제가 이끌어야 했다면 이번에는 잘 서포트해야 했다. 그를 돋보이게 해야 한다. 자기 역할을 하면서도 보이는 배우라는 걸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많이 하면서 촬영에 임했다. 그래서 더 긴장하고 어떻게 하면 누가 되지 않을까 하면서 촬영에 임했다. 저에게는 배움이 많았던 영화다.
-곧 월드컵이 열리는데, 영화 흥행에 영향을 미칠까?
▶개인적으로 축구를 좋아한다. 영화 찍으며 축구하다가 다리를 다치기도 했다. 4년에 한번씩 아주 열심히 응원하는데, 선수들이 너무 잘 해서 이번 16강처럼 우리나라가 안 불안한 적은 처음이다. 충분히 16강 갈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개봉하니까 참…. 둘 다 잘 돼서 16강도 가고 1000만도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