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금요예능프로그램 '청춘불패'(연출 김호상)가 착한 손녀 같은 따뜻함과 유쾌함으로 예능프로그램 이상의 의미를 살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23일 첫 방송한 '청춘불패'는 그 시작에 있어서는 '1박2일'이나 '무한도전', '패밀리가 떴다'등 인기버라이어티의 '아류'라는 시각이 강했던 게 사실이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나르샤, 유리, 써니, 구하라, 효민, 한선화, 현아 등 인기 걸그룹 멤버들로 구성된 G7정도였다. 여기에 노주현, 남희석(도중하차하기는 했다), 김신영 등이 가세, 출연진의 다양성을 꾀하고 여자아이돌들의 부족한 예능감을 보충했다.
G7의 경우도 출발 당시에는 몇몇을 제외하고는 해당 걸그룹에서 '주력'이 아니었기에 이 프로그램이 과연 얼마나 갈까하는 우려가 있었다. 특히 시골이라는 장소가 이들 G7들의 '화사한 이미지'와는 도통 어울리지 않아 여러모로 '언밸런스'한 느낌을 줬다. 그들이 입은 이른바 '몸빼'도 어색하긴 마찬가지였다.
이제는 몸에 딱 맞게 보이는 '몸빼'만큼이나 G7들은 '청춘불패'를 통해서 그들만의 또 하나의 세상을 창조해냈다. 이 '착한 손녀'들은 이제 유치리 마을 어른들을 돕고, 심지어 어설프나마 장까지 담가 선물하는 '착한 짓'도 하고 있다.
예능인 이상 '착한 짓'만으로는 심심할 터. '청춘불패'는 여자아이돌만이 보여줄 수 있는 색깔을 찾아내 어찌 보면 유치하지만 G7이기에 가능한 다양한 볼거리로 재미를 더하고 있다. 장 담그기나 강아지, 토끼 등 동물 키우기는 여자아이돌만의 세심한 감수성을 잘 살린 장치로 보인다.
쉴 새 없이 떠들어대는 이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아이돌들을 보다보면 지루할 새가 없다. 늘 노력하는 모습(물론 지지 않으려는 경쟁심도 있겠지만)도 초보 예능인의 자세로서 바람직하게 보인다.
'아이돌촌 체험단'이라는 이름으로 모집한 모내기 신청에는 무려 2647단체(팀당 10명, 총 26470명)가 신청했다고 하니, '1박2일'이 배 하나 가득 시청자투어 팀을 제주도로 실어 나르는 것이 굳이 부러울 필요도 없어 보인다.
예능프로그램의 생명력은 짧다. '1박2일', '무한도전' 등 장수예능은 결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지금은 없어진 '패밀리가 떴다'도 불과 1년 전에 30%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금은 시즌2가 부진에 빠진 상태다. 시청자의 애정은 얻기보다 잃는 게 더 쉽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셈이다.
'청춘불패'의 따뜻함과 유쾌함이 더 커지고 계속해서 이어져 또 하나의 '장수예능'이 탄생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