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어서 통하였느냐?"…역대 음란영화 흥행사

<사진출처=영화 포스터>

'하녀'에 이어 '방자전'과 '섹스 앤 더 시티2'까지 '헐벗은' 영화들의 극장가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배우들의 노출 수위는 변치 않는 관객들의 관심사 중 하나. 발칙하고 섹시한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음란한' 영화로는 어떤 작품들이 있었을까.

영화진흥위원회의 역대관객순위에 이름을 올린 영화들을 살펴보면 외화보다는 한국영화가 '벗었을 때 잘 통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10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린 영화들 가운데 섹스코드를 전면에 내세웠던 영화는 대부분 한국영화다.


역대 흥행성적 1위의 음란영화는'색즉시공'이다. 배꼽 잡는 화장실 유머와 화끈한 정사 신은 이 영화의 백미. 하지원, 진재영 등의 미녀스타의 대결구도와 임창정의 코믹 연기는 전국 420만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았고, '색즉시공'은 2002년 개봉 한국 영화중 4위의 흥행성적을 기록했다. 2007년 개봉한 후속작 '색즉시공 시즌2'도 180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색즉시공'은 명실상부한 한국형 섹스 코미디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2위는 '쌍화점'에게 돌아갔다. '쌍화점'은 고려 말을 배경으로 왕(주진모 분)과 왕후(송지효 분), 호위무사(조인성 분)를 둘러싼 금기의 사랑을 그렸다. 조인성과 송지효의 과감한 노출연기가 주목을 끌었으며, 2008년 12월 개봉해 전국 374만 관객을 동원했다.

근소한 차이로 3위를 기록한 '스캔들: 조선남녀상열지사'(이하 '스캔들')은 조선시대판 '옴므파탈' 조원(배용준 분)이 조씨부인(이미숙 분)을 품기 위해 정절녀 숙부인(전도연 분)을 정복하려 한다는 설정으로 여러 차례 정사 신을 선보였다. '스캔들'은 2003년 10월 개봉해 전국 352만 관객을 동원했다.


뒤를 이은 작품은 '음란서생'. 조선시대 서생 윤서(한석규 분)와 광헌(이범수 분)의 음란소설 집필기를 그려 2006년 257만 관객을 동원했다.

외화 중에서는 '색, 계'가 186만 관객을 동원해 간신히 체면치레를 했다. '색, 계'는 일제 치하의 중국을 배경으로 애국청년들의 친일파 처단기를 그렸으나 정작 주목을 받은 것은 양조위와 탕웨이의 파격적인 정사 신이었다. '색, 계'의 정사 신은 좀체 찾아볼 수 없는 강도 높은 수위로 관객들을 자극했으며, 탕웨이의 음모 노출과 양조위의 성기노출에 대한 논란 또한 일었다.

수위 높은 노출로 관객들을 유혹하는 '야한 영화'의 흥행에는 언제나 좋지 않은 경제상황이 맞물려 있었다. 주가가 급락한 2002년 말에는 '색즉시공'이 있었고, 부동산 시장이 활황의 정점을 찍고 냉각기로 접어든 2003년 10월에는 '스캔들'이 개봉했다. 서브프라임 사태가 발발한 2008년 12월에는 '쌍화점'이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하녀'가 210만 관객을 돌파한 가운데, 오는 6월에는 '방자전'과 '섹스 앤 더 시티2'가 관객을 찾는다. '헐벗은' 이들 영화가 천안함 사태 및 남유럽 발 경제위기의 악재 속에서 재미를 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