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준 "'전우'찍으며 6·25겪은 父母공포 이해"(인터뷰)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0.06.02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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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안용준 ⓒ사진=유동일 기자


배우 안용준(23)은 군미필이다. 하지만 요즘 그는 M1소총을 손에 쥔 채 20kg이 넘는 군장을 매고 연신 산을 오르내리고 있다. 것도 총알이 튀고 포탄이 이곳저곳에서 터지는 전장(戰場)한 가운데서다.

"군대 다녀 온 선배들이 군대 또 온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군대 다녀온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춥고, 배고프고, 앉으면 졸리고 그렇다고 하는데, 촬영현장이 딱 그 모습이거든요. 하하."


안용준은 오는 19일 첫 방송하는 KBS 2TV 6·25 60주년 특별기획드라마 '전우'에 '이등병 김범우'역을 맡았다. 부모를 여의고 구두닦이로 살아가다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먹고 살기위해 군에 입대, 이후 전쟁터를 누비며 맹활약하는 역할이다.

안용준은 지난 3월부터 경남 합천 등 '전우'세트장에서 한 번에 열흘 정도씩 머물며 촬영을 하고 있다.

"3월에 촬영 시작할 때는 눈까지 내려 정말 힘들었어요. 함께 출연하는 분들이 다 저보다 나이도 많고 연기 선배들이라 주눅도 들었고요. 근데 촬영이 두 달 넘게 이어지다보니 요즘은 '전우애'를 느끼며 촬영하고 있어요(웃음)."


'전우'를 통해 겪어보지 못한 '전우애'를 느끼고 있는 안용준은 '전쟁의 참상' 또한 간접적이나마 몸으로 느끼고 있다. 그의 부모가 그에게 늘 말하던 전쟁의 공포에 대해 어렴풋이 느끼고 있는 것.

"제가 늦둥이인데, 부모님은 6·25를 직접 겪으셨어요. 자라오면서 늘 당시 참혹했던 상황에 대해 말씀하셨지만 솔직히 와 닿지는 안았거든요. 80년대 후반에 출생한 제 또래들도 아마 거의 그럴 거라고 봐요. 하지만 이번에 촬영하면서 그 같은 '전쟁의 공포'를 많이 느끼게 돼요. '아 이게 진짜라면 어땠을까'라고 생각하면 몸서리쳐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죠."

20부작 '전우'는 주인공 최수종을 비롯해 홍경인, 이승효, 김뢰하, 임원희, 류상욱, 정태우, 류상욱 그리고 안용준까지 9명의 대원들의 활약상을 바탕으로 매회 2,3가지 에피소드를 풀어낼 예정. 이들은 지방 세트장 촬영이 없는 날에도 서울에서 만나는 등 현장 못지 않는 친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이승효를 시작으로 줄줄이 아이폰을 구입하는 '전우애'를 발휘하기도 했다. 물론 주로 야산에서 촬영하기에 '천하의 아이폰'도 이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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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안용준 ⓒ사진=유동일 기자


"전화도, 내비게이션도 안 되는 말 그대로 오지(奧地)에서 찍고 있어요. 가장 힘든 게 화장실 문제인데 차로 30분은 산을 내려가야 그나마 화장실 비슷한 걸 찾을 수 있거든요. 요즘은 촬영 중에 삽 하나 들고 자리를 뜨면 '아, 화장실 가는구나'하고 생각해요. 하하."

안용준에게 이번 작품은 나름, 큰 의미를 갖게 만든다. 드라마 '주몽'에서 유리왕자로 얼굴을 알렸던 그는 이후 '경성스캔들' 등에 출연했지만 여전히 '아역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다.

"얼굴이 어려 보여서 그런지, 여전히 저를 '아역'으로만 보시는 분들이 많아요. 영화 '킹콩을 들다'를 찍을 때는 스물두 살 때 인데 심지어 중학생 역할이었어요. 겨우 감독님께 말씀드려 고등학생으로 바뀌긴 했지만 연기자로서 역할이 한정되는 데 고민을 많이 하게 됐죠."

안용준은 "그런 고민을 하던 중 가장 남성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전쟁드라마 '전우'에 출연하게 돼 행운"이라면서 "고생도 따르지만 이번 작품은 연기자 안용준이 남성적인 매력을 시청자들에게 선보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부탁했다.

"아직 첫 방송은 안했지만 '전우'는 분명 자랑하고 싶은 잘 만들어진 드라마에요. 저 안용준 또한 이번 드라마를 통해 분명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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