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가요계, '내 노래는 내가 썼다'

[2009년 상반기 가요계 결산]

전소영 기자 / 입력 : 2010.06.2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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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영은,이효리,화요비(위에서 시계방향)
90년대 가요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은 대개 '써주는 대로 부르기'만 하는 가수들에 대해 회의적이다. 신승훈, 이승환, 김현철, 윤종신 등 90년대를 대표하는 가수들은 노래도 노래지만, 자신의 곡을 직접 쓰는 싱어 송 라이터가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2010년 상반기, 90년대 가요계를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반가운 흐름이 있었다. 올 상반기 가수들은 노래만 하는 것이 아니라 노래 가사를 '쓰기도' 한 것. 무대 위의 퍼포먼스를 중요하게 여겼던 가수들조차도 가사에 손을 내밀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런 흐름의 선두주자는 단연 이효리와 비다. 그들은 새로 낸 앨범에 프로듀서를 맡으며 뮤지션으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오랜만에 앨범을 내 놓은 이들은 둘 다 자신들의 색깔을 담은 가사와 노래를 선보이며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효리는 컴백을 앞둔 인터뷰에서 타이틀 곡 '치티 치티 뱅뱅'은 자신의 자심감을 표현한 곡이라고 설명했다. 이효리는 인터뷰에서 "'치티 치티 뱅뱅'은 '뛰뛰빵빵'의 영어적 표현이다. 한 마디로 '비켜'란 뜻이다. 이번 앨범에 대한 제 자신감을 표현한 셈이다"고 밝혔다. 직접 쓴 가사를 통해 이효리는 자신의 솔직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줬다.

비의 '널 붙잡을 노래'는 '댄스' 가수 비가 아닌 '발라드' 가수 비로도 가능성을 보여준 곡이다. 비가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밝혔듯 이 곡은 비의 경험담이 담겨 있는 곡으로 직접 가사를 붙였다. 앨범 발매 기념 기자회견에서 비는"여자친구 집 앞에서 서성였던 경험을 토대로 가사를 붙이고, 영감을 받아 작곡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이돌 대세였던 올해 상반기 가요계에 새바람을 일으켰던 서영은의 곡 '이 거지같은 말'의 가사도 본인이 썼다. 서영은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KBS 2TV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에서 나온 대사 가운데 '거지'라는 말을 듣고 '이 거지같은 말'이라는 다소 파격적인 노래 제목을 짓게 됐다고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결별 사실을 공개하며 컴백한 화요비 역시 자신이 쓴 가사의 신곡 '바이 바이 바이'를 들고 나왔다. 결별 시기가 맞아 떨어진 탓에 화요비는 이 곡이 헤어진 전 연인을 향한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화요비는 자신의 곡 뿐 아니라 후배 가수 윤하의 '오늘 헤어졌어요' 등 작사가로서 풍부한 감수성을 자랑하고 있다.

린의 6집 앨범 타이틀곡 '여보야 사랑아 자기야'의 가사 역시 린의 작품이다.

이밖에도 서인영과 MC몽이 함께 부른 '버블러브'는 MC몽이 작사를 했고,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비켜줄께' '러브 발라드', 언터처블의 '가슴에 살아', 뜨거운 감자의 '고백'등의 가사는 가수들이 직접 작사를 해 인기를 끌었다.

가수들이 자신의 노래에 가사를 직접 써 넣는 것은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 이상으로 자신의 감성과 생각 등을 표현할 수 있는 좋은 창이 된다. 2010년 상반기 가요계에 가수들은 이 좋은 창을 제법 유용하게 이용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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