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해설위원이 23일 2010남아공월드컵 나이지리아전 경기에 앞서 방영된 FIFA 측의 한국팀 소개 영상에서 아들이 뛰는 모습을 해설하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세계인의 대축제 월드컵에서 아버지가 아들이 뛰는 모습을 해설한다는 것은 특별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들이 월드컵까지 나올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며 "감사하게도 아들이 2002년 대표팀으로 선발돼 4강 진출에 한 몫을 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남아공 월드컵에서 태극 마크를 달고 뛰고 있는 것에 대해 아빠로서 자랑스러움을 느끼고 아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함께 영상에 등장한 차두리는 아버지가 자신에 대한 칭찬에 인색한 것과 관련해 "전 국민을 상대로 해설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또 "한국 정서상 아들 자랑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은 좋지 않아 아버님도 말을 아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를 함께 중계한 배성재 캐스터가 FIFA 측과의 인터뷰를 언급하자 그는 "부끄럽습니다"라고 말한 뒤 "아들이 우측을 잡아주고 공격에도 도움을 줬으면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차 해설위원은 이날 경기 해설 중 차두리 선수가 상대 공격수를 놓쳐 실점하자 "아! 차두리, 사람을 놓쳤어요!"라고 탄식했다. 실책을 범한 차두리는 "선제골을 내준 뒤 대단히 힘들었다. 아버지(차범근 해설위원)가 생각났다"며 역시 아버지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