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로드넘버원' <사진출처=화면 캡처> |
지상파 기대작으로 꼽힌 대작 드라마가 줄줄이 시청률 부진의 늪에 빠졌다.
MBC 특별기획 드라마 '로드넘버원'(극본 한지훈·연출 이장수 김진민)과 SBS 드라마 스페셜 '나쁜남자'(극본 김재은 이도영 김성희·연출 이형민)가 그것. 이 두 편의 드라마는 스타 연출자와 스타 캐스팅으로 방송 전부터 기대를 한껏 모았던 작품.
두 편 모두 대형 규모의 드라마로 안방극장에 파란을 예고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기대 이하. '로드넘버원'과 '나쁜남자'는 동시간대 경쟁작보다 시청률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특히 지난 23일 첫 방송된 '로드넘버원'은 이날 방송에서 9.1%(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 일일 기준)라는 시청률 한 자릿수에 그쳤다.
◆ '로드넘버원' 사랑드라마냐, 전쟁드라마냐..정체성의 모호함
'로드넘버원'은 60년 만에 이루어진 사랑과 우정을 그리는 드라마. 그 배경은 6.25 전쟁이다. 전쟁으로 인해 엇나간 세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핵심. 이 드라마는 드라마 '천국의 계단'을 연출한 이장수PD와 드라마 '신돈', '달콤한 인생', '개와늑대의 시간'을 연출한 김진민PD가 연출을 맡아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더욱이 소지섭의 군제대후 복귀작이며 한류스타로 거듭난 김하늘이 주연으로 나서며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인기와 시청률 모두를 만족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던 이 드라마에 대한 업계 안팎의 기대가 컸던 탓일까. 이 드라마는 첫 방송에서 한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경쟁작인 KBS 2TV 미니시리즈 '제빵왕 김탁구'(극본 강은경·연출 이정섭)와의 시청률 경쟁에서 무참하게 패했다. 의외의 복병을 만난 셈이다.
통속극인 '제빵왕 김탁구'는 '로드넘버원'의 출격에도 통속극의 장점을 살려,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로 시청률 30%대를 기록했다.
스토리전개에 있어서도 시청자들은 불만족을 표하고 있다.
'로드넘버원'이 전쟁드라마임에도 불구, 전쟁보다는 김하늘, 윤계상, 소지섭의 사랑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다보니 현실감이 상실된다는 지적이다. 또한 KBS 6.25 특별기획 전쟁드라마 '전우'와도 비교되며 전쟁드라마로서 정체성에 대한 지적도 사고 있다.
SBS '나쁜남자'의 한 장면 ⓒ홍봉진 기자 honggga@ |
◆'나쁜남자', 월드컵이라는 악재
'나쁜남자'는 한류드라마라 평가받는 비·공효진 주연 '상두야 학교가자', 현빈·성유리 주연 '눈의 여왕', 소지섭·임수정 주연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통해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연출력을 인정받은 이형민PD의 작품이다. 또한 지난해 말 인기리에 종영된 MBC '선덕여왕'의 스타 김남길과 한가인 주연의 드라마다.
이PD의 차기작에 대한 기대는 해외 선판매를 기록하며 지난 5월 26일 관심 속에 첫 방송됐다. 경쟁작은 지난 3일 종영된 MBC '개인의 취향'과 같은 날 종영된 KBS 2TV '신데렐라 언니'. '나쁜남자'는 '신데렐라 언니'와 '개인의 취향'의 선전에 밀려 초반 시청자 시선잡기에는 실패했다.
현재는 '로드넘버원'과 마찬가지로 KBS 2TV '제빵왕 김탁구'의 30%대 시청률의 벽을 뛰어넘지 못하는 상황. 예상하지 못했던 '제빵왕 김탁구'의 선전으로 시청률은 10%대 답보상태다.
더욱이 SBS에서 강행한 2010 남아공 월드컵 단독중계로 인해 결방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