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된 KBS 2TV 주말극 '수상한 삼형제' |
TV 지상파 안방극, 시청률 30%대는 대박 드라마의 지표가 됐다.
시청률 60%대를 기록한 1996년 전파를 탄 KBS 드라마 '첫사랑', 50%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난 2007년 3월 종영된 MBC '주몽'은 이제는 먼 과거 얘기다. 지난달 3일 종영된 KBS 2TV 미니시리즈 '신데렐라 언니'를 보자. 개그프로그램에서 패러디 될 정도로 인기를 누렸지만 30%대 시청률에는 미치지 못했다.
매체가 다양해지고 전반적인 TV 시청률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시청률 30%대가 대박 드라마의 기준처럼 여겨지고 있는 요즘이다. 30% 이상이면 예전 40%에 육박하는 시청률이나 다름이 없다. 수치상으로도 막강한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다. 3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했다면 10대 혹은 30대 혹은 40·50대 식의 일부 계층이 아니라 세대를 아우르는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었다는 뜻이다.
2010년 상반기, 안방극장에 시청률 30%대를 기록한 작품은 고작 3편. 지난달 종영된 KBS 2TV 주말극 '수상한 삼형제'와 지난 3월 종영된 KBS 2TV 미니시리즈 '추노' 그리고 방송중인 KBS 2TV 수목미니시리즈 '제빵왕 김탁구'다.
'수상한 삼형제'는 문영남 작가와 진형욱PD가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방송 내내 막장 논란에 휩싸였다. 시어머니의 과도한 학대. 동창과 정신적 불륜에 빠지는 남편, 시어머니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 신세대 며느리, 입만 열면 모든 것이 거짓인 며느리까지. 캐릭터를 비롯한 스토리 전개상에서 막장 논란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시청률 40%대를 기록하며 방송기간 동안 지상파 3사 시청률 주간 상위를 놓친 적이 없다.
종영된 KBS 2TV 미니시리즈 '추노' |
민초 사극의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추노'는 초반 20%대의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하며 극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시청률 30%대를 기록했다. 이 드라마는 노비를 쫓는 추노꾼의 삶을 정치적 배경에 녹여내며 웰메이드 드라마로 호평을 받았다. 시청자의 눈높이를 높였다. '추노'는 상반기 지상파 3사 최고의 완성도 높은 사극으로 손꼽히고 있다.
방송중인 '제빵왕 김탁구'의 30%돌파는 의외의 선전이라는 평가가 지배적. 동시간대 경쟁작인 SBS '나쁜남자'와 MBC 특별기획 대작 6.25전쟁드라마 '로드 넘버원'의 추격에도 불구, 드라마의 인기와 시청률은 동반상승하고 있다. 전형적인 통속극인 이 작품은 출생의 비밀, 불륜 그리고 절대 후각을 지닌 김탁구의 성공스토리를 그려내며 인기리에 방송중이다.
30%대를 웃도는 시청률을 기록한 '수상한 삼형제', '추노', '제빵왕 김탁구'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업계 진단은 '삼위일체론'이 대세다. 작가의 빈틈없는 스토리텔링과 PD의 감각적이고 세련된 연출력, 그리고 출연배우들의 호연이 한 작품에서 녹아져 내리며 어느 요소하나 부족함이 없다는 설명이다.
비록 막장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수상한 삼형제'는 문영남 작가의 필력, 진형욱PD의 진지한 연출력과 안내상 박인환 이효춘 도지원 김희정 오대규 이준혁 오지은 등 출연자들의 모자람 없는 연기력이 시너지효과를 발휘했다.
'추노' 역시 마찬가지. 흥행영화 '7급공무원'의 제작사 대표이자 작가인 천성일의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 전개, KBS 2TV 미니시리즈 '한성별곡-正'을 연출하며 감각적이고 세련된 사극을 선보였던 곽정환PD의 연출력. 더불어 장혁 이다해 공형진 성동일 오지호 등의 몸을 아끼지 않는 호연이 작품의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 특히 작품 곳곳에서 묻어나는 곽정환PD의 재치는 자칫 무겁게만 느껴질 수 있었던 이 드라마에 양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제빵왕 김탁구'는 '쾌도홍길동'을 연출하며 코믹과 로맨스의 절묘한 조화로 호평받은 이정섭PD의 연출력과 '강적들', '달자의 봄' 등을 통해 필력을 인정받은 강은경 작가의 시청자를 이끄는 실력 그리고 전광렬 전인화 전미선 정성호 등 중견배우의 탄탄한 연기력과 오재무 조정은 등 아역의 호연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방송중인 KBS 2TV 미니시리즈 '제빵왕 김탁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