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친구야!' 4일 오전 고 박용하의 삼우제에 참석한 고인의 부모(왼쪽)와 소지섭이 애통해 하고 있다 ⓒ분당(경기)=이동훈 기자 |
"아들아~."
자식을 먼저 보낸 어머니는 애가 끊는 듯 가슴을 손으로 쥐어뜯었다. 아버지는 말없이 묵주를 돌리며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
지난달 30일 서른 셋 짧은 생을 스스로 마감한 고 박용하의 삼우제가 비가 내리는 가운데 4일 오전 10시 50분 경기도 성남시 분당메모리얼파크 고인의 묘소에서 열렸다.
하늘도 떠나간 고인에 대한 슬픔을 아직 거두지 않았는지 이날 역시 지난 2일 발인 때와 마찬가지로 오전 일찍부터 비가 내렸다. 이날 오전 일찍부터 한국, 일본인 팬들이 속속 고인의 묘소를 찾아 추모하며 애통해 했다.
눈물로 고인의 입관식을 지켜봤던 배우 김현주는 삼우제에 앞서 이날 오전 9시 40분께 묘소를 먼저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김현주는 말없이 고인의 묘비를 바라보며 눈물지었다.
4일 오전 고 박용하의 삼우제가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제사상에 술잔을 올리고 있다 ⓒ분당(경기)=이동훈 기자 |
이날 삼우제에는 고인의 부모를 비롯한 친지, 소지섭 등 30 여 명이 참석해 떠나간 고인을 추모했다. 우울한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떨치지 위해 국화 대신 빨간 장미가 조화로 준비됐다.
이날 삼우제에는 특히 고인의 사망에 따른 충격으로 발인에 참석하지 않았던 고인의 부모가 참석, 고 박용하의 묘소를 처음으로 둘러보고 먼저 간 아들을 추모하고, 슬퍼했다.
고인의 어머니는 연신 가슴을 치며 애통해했고, 아버지는 그런 어머니를 위로하며 말없이 눈물만 흘렸다. 고인의 할머니는 제사상 앞에 주저앉자 먼저 떠나간 손자를 기리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고인의 절친한 친구로서 장례기간 3일 내내 눈물로 지새웠던 소지섭은 이날도 참석, 먼저 간 친구를 추모했다.
소지섭은 삼우제 내내 연신 "에휴~"라며 한숨지었다. 묘소 위 밝게 웃는 고인의 영정을 바라보는 그의 눈에 고여 있던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 내렸다.
삼우제는 30여분만인 오전 11시 20분께 끝났다. 상주 역할을 했던 고인의 매형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도 이렇게 용하를 잊지 않고 찾아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고인의 부모와 친지 등이 자리를 뜬 뒤에도 소지섭은 말없이 고인의 빈소 곁을 지켰다.
지난 1994년 연예계 발을 들여놓은 고 박용하는 6월30일 오전 5시30분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여러 정황상,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고인은 드라마 '겨울연가'를 시작으로 아시아 각국에서 인기를 모았으며, 이후 '온에어', '남자이야기'와 영화 '작전' 등에 출연했다.
고 박용하의 묘소 위에 놓인 생전 고인의 미소 띤 사진이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분당(경기)=이동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