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일 기자 |
'좋아해요, 사랑해요. 반했어요. 딱 내 타입이에요. 멋져요. 예뻐요. 당신이 날 얼어붙게 만들었어요. 평생 함께 하고 싶어요. 심장에서 종소리가 들려요' 등등.
하여튼 수많은 단어들의 조합으로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이걸 만화에서 그림으로는 어떻게 표현하나? 간단하다. 그냥 ‘눈에서 하트가 뿅뿅~ 튀어나오도록’ 하면 끝! 백 마디 말보다 훨씬 효과적이지 않는가?
그렇담 만화에선 뭔가 새롭거나 흥미로운 걸 발견할 때는? 이것 역시 간단하다. ‘눈 옆에 반짝~하는 다이아몬드 비슷한 빛’ 하나만 그려주면 끝이지 않는가?
그런데, 최근, 내 눈 옆에 반짝~하는 다이아몬드 모양의 빛이 그려졌다. 예능의 새바람을 일으키리라 예상된 ‘이 사람’을 처음 봤을 때 말이다. 바로 슈프림팀의 래퍼이며 ‘뜨거운 형제’의 형제님 중 한 명인 사이먼D, 쌈디다.
◆ 뭐, 저런 놈아가 다 있노~?
그는 요즘 핫하게 활동하고 있는 수많은 아이돌들과 달랐다. 다른 아이돌들은 어떤가? 일단 짐승돌이니 꽃미남이니 등등 매끈하다. 외모도 매끈하고 말투도 매끈하고, 행동도 매끈하다. 어찌나 매끈~한지 그림의 떡 같기도 하고, 못먹는 감 같기도 하고... 뭐 그렇다. 한마디로 텔레비전 밖의 우리랑은 너무나 다른 차원의 사람들 같다 이 얘기다.
하지만, 쌈디는? 매끈한 아이돌들과 참 달랐다. 일단 정제되지 않은 부산 사투리가 구수하면서도 거칠고, 목소리 톤은 걸쭉~하니 ‘진짜 20대 맞아?’란 생각이 저절로 들며, 표정은 또 어떤가? ‘뜨거운 형제’들에서 자막으로 표현하듯 ‘능글능글~’ 하지 않는가!
그래서, 새로웠다. 신선했다. 한마디로 그 녀석 참 물건이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래서일까? 쌈디의 부산사투리와 능글맞은 목소리는 똑같은 얘기를 해도 참 맛깔스럽다. 예쁜 여자를 보고 깔끔하게 ‘참 예쁘시네요’라고 표현하는 것보다 ‘가시나 쥑이뿌네~’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진~하지 않냐 이 말이다.
◆ 기죽지 않아~ yo~!
얼마 전 ‘놀러와’에 ‘뜨거운 형제’님들과 함께 출연했을 때 그가 말했다.
‘전 요즘 달콤합니다. 그런데 아직은...’ 하자, 김원희가 물었다.
‘그럼 긴장이 되나요?’ ‘아니요, 긴장은 이미 다 풀렸습니다. 하지만 더 잘해야죠.’ 라고.
맞다. 예능 신인인 그에게서 긴장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브라운관이 한 꺼풀 가리고 있어도 텔레비전 속의 연예인이 긴장하고 있는지 다 안다. 목소리의 미묘한 떨림과 눈빛의 흔들림... 등등으로 말이다. 하지만, 쌈디는 어떤 프로그램에서건 기죽는 걸 본 적이 없다.
방송을 해보면 ‘기에 살고 기에 죽는다’는 말이 얼마나 정확한 뜻인지 알게 된다. 이 ‘기’란 녀석은 얼마나 얄궂은지는 수많은 녹화 속에서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예능감이 100인 출연자가 있다. 하지만, 함께 출연한 연예인들이 모두 입담이 뛰어나거나 시청률이 좋은 프로그램이라 파급력이 크다거나 자신은 신인이거나... 등등 이유로 그 녹화에서 ‘기가 죽게’되면, 그 사람은 계속 재미가 없다.
하지만, ‘기’가 살게 되면 입장이 180도 뒤바뀐다. 평소 다른 프로그램에서 ‘그저그랬던’ 출연자인데, 우연히 어떤 얘기를 하고 반응이 꽤 좋아지자 갑자기 자신감이 붙고, 그 다음부터는 입만 벙긋~하면 웃음이 빵빵 터지는 경우도 생기니까 말이다.
쌈디에게 ‘기죽지 않는다’는 큰 장점이 있다는 얘기다. '강심장'에 출연한 그를 보면서도 확실하게 느꼈다. 대부분 신인들은 강호동 앞에선 그의 ‘기’에 눌려서 ‘기’를 펴기 힘들다고 한다. 강호동 자체가 워낙 ‘기세등등한 인물’이니까 말이다. 그러나 쌈디에게선 전혀 그런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강호동과 오고가는 대화와 부산랩까지, 전혀 예능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이 보여졌다.
◆ 오, 탐나는도다!
쌈디, 예능계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를 조짐이 보인다. 무릎팍 도사는 아니지만, 그냥 그게 팍팍~ 느껴진다, 이 말씀. 앞으로 예능 프로그램의 새로운 캐릭터로 종횡무진할 그의 모습이 눈앞에 막 보여지니 방송작가로서 참 탐나는도다, 탐나!
<이수연 방송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