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형씨 <사진=KBS제공> |
고졸 이발사가 KBS 1TV 퀴즈프로그램 '우리말겨루기'에서 우승, 상금 3330만 원을 획득했다.
12일 KBS에 따르면 이발사 장래형씨(49)는 최근 진행된 '우리말 겨루기' 녹화에서 마지막 단계를 통과, '우리말 겨루기' 19대 달인이 됐다.
지난 2007년 퀴즈 영웅으로 3000만 원의 상금을 획득하며 화제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던 장씨는 이날 '퀴즈 영웅'이라는 그 부담감 때문인지 매 단계를 아슬아슬한 점수 차이로 진출을 확정지었다.
장씨는 그러나 마지막 관문인 9개의 양자택일 문제 앞에서는 확신에 찬 표정으로 정답을 외치며 상금 3330만 원의 주인공이 됐다.
달인에 등극한 순간 장래형 씨는 아내를 얼싸안으며 "어려운 살림에도 군소리 한번 없이 나를 믿어 준 아내가 너무 고맙다"고 눈물로 고마움을 전했다.
장씨는 상금을 어떻게 사용하겠냐는 물음에 "평소 갖고 싶었던 이발 가위는 달인 된 기념으로 내게 선물하고, 나머지 상금은 아내에게 선물하겠다"는 소박한 소원을 밝혔다.
장씨는 가난한 집안 살림 때문에 원치 않았던 공업 고등학교로의 진학했고 어릴 적부터 하고 싶었던 이발사조차 아버지의 반대로 할 수 없었다고 한다. 고교 졸업 후 10여 년간 호텔, 공장, 가스 회사 등을 다니며 닥치는 대로 돈을 번 끝에 서른 살이 넘어 아내의 도움으로 이발사의 꿈을 이뤘다.
그는 "하지만 젊은 나이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공부에 대한 미련은 사라지지 않았다"며 "아침 7시부터 저녁 9시까지 이어지는 고된 이발소에서의 생활하며 녹초가 된 몸이지만 하루도 책과 신문을 놓지 않았다"고 밝혔다.
장씨는 2년간 노트 30권에 달하는 지식을 쌓았고 2007년 11월 '퀴즈 대한민국' 영웅에 등극, 3000만원의 상금을 획득했다.
3000 페이지가 넘는 국어사전 전체를 노트에 옮겨 적으며 읽고 또 읽기를 반복했을 뿐만 아니라 고유어는 따로 수첩에 정리하며 틈틈이 외웠다는 장씨는 "매일 보는 신문도 우리말 공부를 시작한 이후에는 띄어쓰기와 맞춤법만 보느라 기사 내용이 하나도 생각이 안 날 정도"라고 말했다. 오는 19일 오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