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길 ⓒ홍봉진 기자 |
‘♬ 어색해진 짧은 머리를... 보여주기 싫어서...’
그렇다. 그의 짧은 머리는 진짜 어색할 것같다. 아, 콧수염도 사라지겠구나. 그럼 진짜×3 어색하겠네. ‘나쁜 남자’에서 너~무 나쁘게도 모든 여자들의 마음을 쥐락펴락 흔들고 있는 김남길, 그가 오늘 국방의 의무를 위해 훈련소 입대를 한단다.
‘나쁜 남자’가 어제 10회 방송이었고, 17회가 마지막회라니 앞으로 3주 후면 끝이다. 드라마 때문에 좀 연기하려고 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아서 갑작스럽게 군입대를 해야한다니, 뭐, 이건 그를 비롯해서 참 많은 사람들이 당황스럽게 됐다.
그가 입대하기 전에 드라마를 다 찍어야하기 때문에, 작가, 피디를 비롯한 제작진들과 동료 배우들, 모두들 밤샘 촬영을 강행하며 힘들게 마무리 지었다고 하니... 참 많은 사람들 고생했다.
김남길, 진짜 ‘나쁜남자’다!
‘난 요즘 ‘나쁜 남자’ 보면 꼭 내가 오연수 된 거 같아. 상상이지만 진짜 스릴 있어’
주변의 유부녀가 말한다.
‘김남길이 너무 멋있어. ‘나쁜 남자’ 볼 때는 세상만사 다 잊고 본다니까.’
주변의 노처녀가 말한다.
그는 오연수, 한가인, 정소민만의 ‘나쁜 남자’가 아니었다. 그에게 빠져있는 전국 여자팬들의 ‘나쁜 남자’였다. 온 동네방네 여자 마음을 초강력 울트라 파워로 흔들어놓았으니까. ‘착한 남자’와 결혼한 유부녀들에겐 상상으로나마 ‘나쁜 남자’와 만나는 짜릿한 꿈(?)을 이뤄줬고, 연애 안하는 싱글녀들에겐 연애하는 짜릿함을 주었다 이 말이다.
그런데, 그렇게 마음만 흔들어놓고 휘리릭~ 작별인사 제대로 할 시간도 안 주고 군대 가버린단다. 아, 김남길 진짜 ‘나쁜 남자’다. ‘나쁜 남자’의 제1조건, ‘잡힐 듯 잡힐 듯 절대 잡히지 않는다’를 몸소 실천(?)했다 이 말이다. 그에게 빠져있는 여자 팬들 진짜 ‘안날난다’ 이 말이다.
어디 이뿐인가! ‘나쁜 남자’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그랬다. 좀 볼 만~하면 월드컵 중계로 못 봐서 ‘안달나게’ 만들고, 이제 좀 편하게 보나~했더니 이번엔 훌쩍 군입대한단다. 그러니 김남길 제대로 ‘나쁜 남자’다.
연예인의 군입대, 예전과 달라졌다!
군대 갔다고 잊지 말자. 군대 간 사람들은 시간이 더디게 간다지만, 밖에 있는 사람들에겐 시간이 쏘는 화살처럼 후딱~이다. 지금까지 군대갔다온 스타들만 봐도 그렇다. 00 군대간다, 라는 기사를 엊그제 본 것 같은데, 벌써 제대란다. 그리고 각종 드라마, 오락 프로그램에서 바로 활발히 활동한다.
군입대 연예인, 이제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예전엔 군대갔다오면 인기 하락은 당연하며, 그 사이 새로운 스타가 등장하면서 잊혀지는 것 같았지만, 요즘은 좀 다르다. 텔레비전에선 볼 수 없지만, 기사로 종종 근황을 확인할 수도 있고, 팬클럽 활동도 끊임없이 하니까.
이건 방송가 제작진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요즘엔 군제대 후 컴백하는 연예인 리스트를 따로 만들어놓고, 누가 언제 제대하는지 날짜마다 계속 체크할 정도다. 예전과 달리 요즘은 제대 후 첫방을 어느 프로그램으로 출연하느냐가 가장 큰 관심사가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군가의 제대에 맞춰 서로 섭외하려고 전쟁을 벌이며 피 터진다 이 말씀. 여러분도 기억하시리라. ‘000 제대후 **프로그램으로 컴백, @@ 드라마 컴백’ 이런 타이틀의 기사가 쏟아지는 거 말이다. 즉, 군입대하면 잊혀지는 게 아니라, 군입대하면 오히려 언제 제대할까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분위기라 이 말씀. 그러니 김남길이여, 편하게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오시오. 건강히 다녀오시오.
그럼, 남아있는 팬들은 그가 보고 싶다면 어떻게? 걱정하지 마시라. 세상은 좋아졌다. ‘나쁜 남자’와 ‘선덕여왕’ 동영상 다시 보기 서비스로 보자. 그가 군대에 있다고 다기보기 서비스도 중단되는 거 아니니까. 그리고, 2년 후 국방의 의무를 착하게 다 마친 그를 기대해보자.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말이다. 영리한 그는 분명히 지금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멋지게 변신해서 돌아올 것이다. 교통사고와 재활의 공백을 깨고 ‘선덕여왕’의 비담으로 돌아왔을 때처럼 말이다.
<이수연 방송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