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셉션', 6년만에 외화 여름 왕좌..韓영화 울렸다

임창수 기자 / 입력 : 2010.08.28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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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셉션'의 스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이 지난 5년간 이어온 한국영화의 여름불패 신화를 깨뜨렸다.

2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인셉션'은 27일부터 28일 오전까지 4만 95명을 동원, 누적 관객 547만 8892명을 기록했다. 이에 '인셉션'은 '의형제'의 546만 관객 동원 기록을 넘어서며 올해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했다.


지난달 21일 개봉한 '인셉션'은 '의형제'에 이어 올해 개봉한 외화 중 처음으로 500만 관객을 돌파, '2012'의 543만 관객 기록을 깨고 역대 외화 흥행 순위 6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무서운 흥행기세를 이어왔다. '솔트'와 '아저씨'에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으나 뒷심을 발휘, 올해 개봉한 작품 중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했다.

특히 '인셉션'은 외화로서는 6년 만에 처음으로 여름 성수기 시즌 최고 흥행작에 등극해 눈길을 끈다.

그간 여름 성수기 극장가는 흥행작이 쏟아지는 한국영화의 잔치판이었다. 한국영화는 5년간 여름 시즌마다 600만 이상의 대박 영화를 내놓으며 막강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습에도 여름불패 신화를 이어왔다.


2005년에는 '웰컴 투 동막골'(800만 명)이 있었고, 2006년에는 '괴물'(1301만 명)이 있었다. 2007년과 2008년에는 각각 '디워'(842만 명)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668만 명)이 여름 극장을 지켰으며, 2009년에는 '해운대가 1132만 관객을 동원했다.

2006년과 2007년의 '괴물'과 '디워'는 그해 최고 관객 동원 영화가 됐고, 2009년에는 '국가대표'가 839만 관객을 동원, '해운대'의 뒤를 이어 여름 극장에서의 한국 영화의 위상을 입증했다.

하지만 이러한 한국영화의 아성은 올해 '인셉션'앞에 여지없이 무너지고야 말았다. 올 여름 극장가에는 영화산업의 위축으로 100억 규모의 한국형 블록버스터가 없었다. 블록버스터의 빈자리는 '이끼', '아저씨', '악마를 보았다' 등의 스릴러로 채워졌고, 끝내 600만 이상의 대박 영화는 탄생하지 못했다.

결국 한국영화는 2005년 이후 단 한 번도 외화에 빼앗긴 적이 없었던 여름 성수기 시즌 1위의 영광을 '인셉션'에 내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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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셉션'의 스틸


'인셉션'은 꿈 속과 그 무의식을 누비는 돔 코브 일행의 위험천만한 임무를 그렸다. 꿈속의 세계를 규정하는 '인셉션'만의 장치들은 영화가 가진 최대의 매력. 뇌의 활동량 증가에 따라 꿈의 단계가 깊어질수록 시간이 늘어난다는 설정이나 '킥', '토템', '림보' 등의 용어는 꿈에 대한 '그럴듯한 거짓말'을 훌륭히 완성해냈다.

당초 '인셉션'은 일반관객들에게 다소 어렵게 받아들여질 것이 우려됐으나 기발한 상상력과 탄탄한 구성, 화려한 볼거리 등으로 호평받았다. 결말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높은 몰입도로 반복 관람이 이어진 것 또한 흥행에 한몫했으며 트위터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형성,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하지만 '인셉션'의 여름 극장가 왕좌 수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국영화는 같은 날 400만 관객을 돌파한 원빈의 '아저씨'를 앞세워 '인셉션'의 뒤를 쫓으며 여름 극장가 마지막 역전을 노리고 있다. 지난 4일 개봉한 '아저씨'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약점에도 불구하고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며 여름 극장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지켰다.

'아저씨'는 평일에도 10만 명에 육박하는 관객을 동원하고 있으며 지난 27일부터 28일 오전까지 14만 여 관객을 동원하는 등 여전히 강력한 흥행기세를 보여주고 있어 상대적으로 힘이 빠진 '인셉션'과 흥미진진한 한 판 승부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과연 '아저씨'가 '인셉션'을 넘고 한국 영화의 여름 흥행불패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풍성한 추석영화들이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아저씨'의 후반 추격전에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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