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나는 경영자 아닌 투자자"

[단독 인터뷰]"이제 연예인으로만 살겠다…5:5수익배분, 제이튠 흑자낼 것"

마카오=김동하 김건우 기자 / 입력 : 2010.08.31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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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경영자가 아니라 내 자신에 투자한 투자자였다. 앞으로는 연예인으로만 살고 싶다"

소속사 주식 ‘먹튀’논란에 휩싸인 가수 비(본명 정지훈)가 말문을 열었다.


비는 지난 23, 24일 양일간 마카오 현지에서 3시간여에 걸쳐 머니투데이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투자자들에게 이익을 돌려주기 위해 자신에 대한 수익배당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가수 비는 지난 2007년 9월 {제이튠엔터}테인먼트 유상증자에 참여한 뒤 4년간 150억원 규모의 전속계약을 맺었고, 지난해 10월에는 조합해산으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그러나 투자 2년9개월만인 지난 7월 보유주식을 전량매도하면서 '먹튀'논란에 휘말렸다.

상장사에 대한 투자는 주주들의 제안으로 이뤄졌다며 최대주주가 될 의도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비는 "먼저 사람들이 찾아와 투자를 제안했고, 훨씬 거액의 계약금을 제시한 곳들도 많았지만 믿을 수 있는 사람들과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며 "내 회사에 투자한다는 마음으로 그동안 번 돈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먹튀 논란의 핵심 중 하나는 비가 과연 회사 경영에 책임이 있느냐의 여부이다. 경영에 참여했을 경우, 회사가 적자인데도 매출액보다 많은 금액을 계약금과 용역비로 지급받은데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4일 제이튠엔터 소액주주는 가수 비와 소속사대표 조동원,김윤철씨를 배임죄 등 사기죄로 부산사하지방경찰청에 고소했다. 이들이 주주를 속이고 회사의 매출액보다 많은 계약금 150억원과 수수료 등으로 총 273억여원을 비에게 지급하면서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는 것이다.

비는 이에 대해 "재무, 사업 등 회사 전체 경영을 하지 않았고, 할 수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비는 150억원의 전속계약금도 당시 자신을 영입한 주요 투자자들이 먼저 제안한 것이며 실제로 내년 매출까지 합치면 합리적인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가 계속 적자가 난데 대해서는 자신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자신에게만 모든 걸 거는 1인 기업이라는 상황도 부담스러웠다며, 자신만을 이용하려던 사람들에 대해서는 원망도 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실제 경영을 했더라면 아마 여러가지 사업을 하면서 자신에게만 의존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예인이라는 점을 악용해서 나를 흠집 내려는 일도 겪었고, 연예인을 하면서 사업을 하는 건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결국 가수·배우로써 최선을 보여주는 게 좋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비는 투자자와 연예인으로서의 내적갈등이 특히 심했다고 밝혔다.

부침이 심한 연예인으로서 재테크에 성공하고 싶은 욕망은 있었지만, 주식을 팔 때 부담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컸다고 말했다.

그는 "3년 동안 성실하게 일만 열심히 했지만 돌아오는 건 비난과 오해였고, 숱한 송사에 시달리는데 지쳤다"며 "연예활동에만 전념하기 위해 주식을 싸게 팔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한 개인으로서 주식을 판 건 떳떳하지만 자신을 믿고 투자해준 사람들에게는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1년 2개월이라는 계약기간이 남아있다며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비와 제이튠 엔터는 회사의 수익을 높이기 위해 비와 회사의 매출 배분 비율을 기존의 7대3에서 신인 연예인 수준인 5:5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비는 이를 통해 회사를 흑자로 돌아서게 하고 자신을 믿고 투자해준 주주들에게 조금이라도 이익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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