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일 기자 |
홍콩 출신의 세계적인 영화감독 오우삼이 자신이 연출한 '영웅본색' 리메이크 '무적자'를 보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고 밝혔다.
오우삼 감독은 9일 오전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무적자' 송해성 감독과 함께 참석, "'무적자'가 내 '영웅본색'의 정신을 잘 담았다"고 말했다.
영화 '무적자'는 1986년 개봉해 인기를 끈 홍콩 느와르 '영웅본색'의 리메이크 작. '파이란'의 송해성 감독이 탈북 후 각각 무기밀매조직의 보스와 경찰이 되어서 만난 혁(주진모 분)과 철(김강우 분)형제의 엇갈린 운명을 그렸다.
오우삼 감독은 "'무적자'를 보면서 깜짝깜짝 놀랐다"면서 "영화 중심을 형제 간의 모순과 오해,고통,충돌을 섬세하게 묘사해준 게 좋았다"고 설명했다.
오우삼 감독은 "형제가 북한에서 왔다는 설정도 좋았다. 그런 점이 형제애를 더 잘살려준 것 같다"면서 "'영웅본색'을 만들 때 형제애를 깊이 다루지 못했던 게 굉장히 아쉬웠는데 그런 것을 송해성 감독이 잘 다뤄졌다"고 말했다.
오우삼 감독은 "히치콕의 '싸이코' 리메이크를 봤는데 그 영화는 흑백을 칼라로 바꾼 것 빼곤 다른 게 없었다"면서 "그런데 '무적자'는 '영웅본색'에서 소재를 가져왔지만 독립적인 인생관과 감정을 담아 굉장히 다른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뻐했다.
'무적자'는 제67회 베니스영화제 평생공로상 수상자인 오우삼 감독의 회고전 작품으로 초청됐다. 오우삼 감독은 '무적자'를 베니스영화제에서 처음 봤다.
오우삼 감독은 당시를 떠올리며 "'무적자'를 봤을 때 너무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렸다"면서 "'영웅본색'이란 것을 잊고 새로운 영화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송해성 감독의 영혼을 담은 작품이 나와야 한다는 생각에 제작과정에 전혀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그래서 내 '영웅본색'과 또 다른 감동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오우삼 감독은 "베니스영화제에서도 '무적자'를 본 서양 관객들이 무척 좋아했다"면서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또 오우삼 감독은 송승헌과 주윤발이 같은 역할을 맡은 데 비해 "주윤발은 좀 더 남성적이었다면 송승헌은 발랄하고 현대적이었다"면서 "요즘 관객들이 송승헌을 보면 현실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무적자'는 추석을 앞둔 16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