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섭PD "김탁구, 최저가 만든 최고 드라마"(인터뷰)

'감격 눈물 이정섭PD, 드라마계의 김탁구'

김수진 기자 / 입력 : 2010.09.1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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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섭PD ⓒKBS


"김탁구는 최저 시청률 스태프가 만들어낸 최고 시청률 드라마가 됐다."

이정섭PD의 감격소감이다. 지난 16일 종영된 KBS 2TV 수목극 '제빵왕 김탁구'. 이 드라마의 연출자다. 이정섭PD는 이 드라마의 종영에 앞서 서울 여의도 KBS신관에서 진행된 이 드라마 종영파티 이후 머니투데이 스타뉴스와 만나 연출자로서의 소회를 밝혔다.


이정섭PD는 "김탁구가 TV를 통해 방송이 될 것이라고는 나조차도 생각지 못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당초 '제빵왕 김탁구'는 방송을 목전에 두고 연출자가 교체되는 등 난항을 겪었다. 이정섭PD는 방송 5일을 앞둔 상황에서 이 드라마의 연출을 맡았다.

이PD는 "방송 시점을 5일 앞둔 상황에서 내가 이 드라마 연출을 맡게 됐다. 지금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치 못했을 뿐 아니라 방송이 제대로 될 수 있을까하는 마음도 들었던 게 솔직한 속내다"고 털어 놓았다.

"나로 연출이 확정되고 강은경 작가와 1시간 넘게 통화를 했다. 첫 회 방송까지 주어진 시간은 5일. '자신없다'는 강은경 작가의 울음 섞인 목소리, 당시 강은경 작가는 미국행 비행기표까지 마련해 놓은 상태였다."


"사실 나 역시도 중요한 시기였다. 제대로 해내야 할 때였다. 나 역시 자신이 없었지만 내게 주어진 일인 이상은 포기는 없다. 하지만 어쩌랴, 해야 했다. '할 수 있다'는 이야기로 서로 한 시간여의 전화통화를 주고받았다."

(16일 진행된 종방연 자리에서 강은경 작가는 소감을 밝히며 "방송을 앞두고 자신없어하던 나에게 '할 수 있다. 내가 할 수 있으니 나만 믿고 따라오라'는 이정섭PD께 너무 감사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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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홀에서 진행된 2TV '제빵왕 김탁구' 종방연 모습 ⓒKBS


방송 5일전, 주 촬영장과 세트장의 거리는 턱없이 장거리. 도저히 주어진 시간에 완성도 높은 '1회'를 만들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이정섭PD는 "내가 이 드라마 연출이 확정되고, 일을 시작하면서 지난해 최저 시청률을 기록한 스태프를 불러 모았다"고 말했다. 이PD의 눈시울은 촉촉하게 젖어 들었다.

지난해 이정섭PD가 연출한 지현우·남상미 주연 KBS 2TV '천하무적 이평강'은 호평에도 불구, 시청률 2%대를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 드라마는 국민드라마 불린 MBC '선덕여왕'에 밀려 마니아 드라마로 전락했다.

'천하무적 이평강'의 저조한 시청률은 이정섭PD에게도 안타까울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을 터. 이정섭PD는 유쾌하고 세련된 연출력으로 2TV 미니시리즈 '쾌도 홍길동', 2TV 주말극 '내사랑 금지옥엽' 등 인기와 호평을 모두 인정받은 드라마의 스타 연출자다.

이PD는 "당시 '천하무적 이평강'을 만들었던 스태프들이 모두 모였고, 이들과 함께 시작했다"면서 "준비기간이 워낙에 없었다. 가령 이미 지어진 야외세트장 건물, 뒷면은 내가 포기하고 보이는 부분이라도 다시 만들어 촬영을 강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의 쉽지 않은 상황을 설명했다.

뒤이어 이정섭 PD는 "최저 시청률을 기록한 스태프들이, 우리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며 끝내 목이 메어 말을 짓지 못했다.

'제빵왕 김탁구'는 지난 16일 30회 마지막 회 방송분에서 50%대(시청률 조사회사 TNMS기준)를 기록하며 지금까지 2010년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가 됐다. 이 드라마의 인기 원동력으로는 신구배우의 자연스러운 연기조화, 작가의 탄탄한 스토리텔링 그리고 시청자들이 드라마에 몰입할 수 있도록, 무엇보다 긴장감을 지속시켜주는 이정섭PD의 연출력이 손꼽히고 있다.

하지만 이정섭PD는 모든 이들에게 공을 돌렸다. 특히 이 드라마의 '두 젊은이'인 윤시윤과 주원을 꼽았다.

이PD는 "동시간대 드라마에는 톱스타가 있었다. 윤시윤과 주원은 톱스타가 아니다. 하지만 우리 두 배우가 해냈다. 시윤이와 주원이를 많이 칭찬해 주고 싶다"고 감격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열악하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꿋꿋하게 희망을 쏘아 올린 김탁구, 이정섭PD가 이 시대의 김탁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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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제빵왕 김탁구' 촬영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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