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인' 김병만 "다음 주는 뭐하지? 고민 많아요"①(인터뷰)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0.10.0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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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병만 ⓒ사진=임성균 기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달인을 만나다'의 문완식입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각종 묘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기고 있는 '달인' 김병만 선생님을 만나보겠습니다.

-선생님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선생님 대단하십니다. 2년 넘게 매주 각종 묘기를 선보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아이템은 어떻게 구하시나요?

▶지금까지 210개 아이템 정도 했는데, 정말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있습니다. 8주만 더하면 만으로 벌써 3년이죠. 어디 가서 전문가를 보면 요거 배워서 쓸 수 없을까 생각합니다. 일단 만들어진 것을 보여주기보다는 무대에서 하나하나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습니다.


-묘기만 보여주시는 건 또 아닌데요.

▶거기다 코믹을 더하는 거죠. 맞는 연기를 할 때 안 아프다고 하면서 표정은 아픈 게 다 드러나는 거죠.

-크게 다친 적은 없으신가요.

▶전혀~ 없습니다. 근데 약간의 타박상은 늘 생겨요. 몸 개그하면서 타박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경미한 타박은 늘 생겨요. 근데 살짝 살짝 긁히는 건 신경 안 써요.

-겉은 그렇다 치고 매운 것이나 뜨거운 것도 많이 드시던데 속은 안상하시나요?

▶무모한 짓은 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정말 할 수 있는 것만 하죠. 속상할 정도로 하면 웃음이 아니라 피해를 주는 거죠. 예전에 뜨거운 것을 먹은 적이 있지만 무리하게 삼키지는 않았어요. 근데 매운 것은 정말 좋아합니다. 청양고추 몇 십 개 잘라 넣어 밥도 잘 비벼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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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병만 ⓒ사진=임성균 기자
-힘든 아이템은 없으셨나요?

▶느끼한 게 가장 힘들었어요. 또 양파즙을 내서 눈에 비볐을 때가 힘들었죠. 그 외 다른 것은 모르겠어요. 희한하게 힘들 때는 꼭 반응이 좋더라고요. 정작 힘든 것은 반응이 안 좋을 때에요.

'웃음이 약해졌다'는 소리가 들리면 많이 고민합니다. '지금 너무 오래 온 건가','날로 먹는다는 소리를 듣는 것은 아닌가', '하나로 뽕을 뽑는다는 소리를 듣는 건 아닌가'하는 고민을 많이 합니다.

어느 날 컨디션이 조금 안 좋은 순간에 과연 이걸 해서 사람들이 반응이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든 적이 있었어요. 풍선의 달인 할 때죠. 장난친다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하고 소극적으로 올라갔는데 관객들이 너무 좋아 해주셨어요. 에라, 모르겠다. 무대 위의 순간에 맡겼어요.

'오늘 반응 좋으면 가고 아니면 편집된다'는 생각으로 가자는 마음으로 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무대 위에서 관객들이 좋아하니까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기분이 '업'되는 거죠. 제가 애드리브를 많이 할 때는 반응이 좋을 때죠. 그런 객석의 반응들이 '달인' 지금껏 오랫동안 오게 만든 거죠.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것 같습니다. 제가 소극적으로 올라가면 객석에서 받아주고, 객석의 반응이 차분할 때는 또 제 아이템이 좋아 그 때는 객석이 '업'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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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병만 ⓒ사진=임성균 기자
현장에 맡기는 셈이에요. 주거니 받거니 말이죠. 정말 정답 없이 온 것 같아요. 정답을 저도 모르고 관객들도 몰라요. 그렇게 정답을 모르고 온 게 지금까지 온 이유라면 이유죠. 지금은 정말 끝까지 온 거예요. 끝까지 온 건데, 이제부터는 신기록의 연속이죠. 저도 놀라고 있어요. 감개무량해요. 마치 제가 어린아이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에요.

왜, 부모님이 너 잘한다, 잘한다하면 아이들이 잘하듯 말이에요. 잘한다 ,잘한다하는 시청자들의 기대를 져 버리지 않기 위해 애를 쓰는 것이죠. 제 의무를 다하는 겁니다. 지금도 녹화 끝나면 '아, 다음 주 뭐하지?' 막막한 순간이 있다가도 그런 '의무'를 생각하면 정신이 버쩍 들며 힘이 나요.

-연습은 어떻게 하시나요.

▶틈나는 대로 하고 있습니다. 하루 아침에 될 수 없는 것은 중간 중간에 일단 연습을 해두죠. 어디 특이한 분이 있으면 물어서 찾기도 하고요. 어느 정도 제가 그 개념을 알고 해야 하니까. 무조건 제가 허풍을 떨어서 할 게 아니라 어느 정도 할 줄 아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니까요.

-추석 특집 '달인쇼'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김병만의 달인쇼'처럼 단독프로그램에 대한 생각은 없으신가요.

▶전혀요~. 그런 생각은 없습니다. 그건 말 그대로 특집입니다. 레귤러(정규방송)로 계속 갔다면 저도 감당이 안됩니다. 기회가 된 다면 설 특집으로 10개를 연속으로 할 수 있겠지요. 자기 이름을 걸고 쇼를 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큰 부담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감독님이 포장을 잘해주고 기획을 잘해줘서 호응이 좋았던 것 같아요.

앞서 했던 것들이라 과연 관객들이 했던 것 또 하면 웃으실까 했거든요. 그래서 제가 내세운 것은 포기하지 않고 7개를 쉬지 않고 연결해 한다는 것이었어요. 녹화 때 대기실에도 안 갔어요. 옷도 무대 위에서 갈아입었죠. 속에 다음 아이템 의상을 입고하는 식으로요. 그걸 내세워서 했는데 관객분들이 그걸 좋게 봐준 것 같아요.

-'달인'이 사랑 받는 이유는 뭘까요?

▶도전의 의미도 되게 크게 생각해주시는 것 같고, 요즘에 힘들어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그런 분들이 이걸 보면서 위안을 삼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시청자 게시판에 ''달인'을 보면서 울면서 웃었다'는 글을 보고 울컥한 적이 있어요. 웃기고자 하는 것을 이렇게 까지 봐주시니 너무 감사했죠. '아, 더 잘해야겠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또 땀 흘리는 것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달인'은 무대 위에서 실수하는 것조차도 자연스럽게 방송에 나가잖아요. 그런 것들을 좋아하시는 것 같습니다. 사람인데 너무 완벽한 것도 좀 그렇잖아요. 인간적인 모습, 사람다운 모습을 좋게 보시는 듯해요. 사람이니까 실수도 할 수 있다 뭐 그런 생각으로 너그럽게 봐주시는 게 아닐까요. 언젠가는 제가 맘먹고 웃기려고 했는데, 정작 말을 더듬어 버렸어요. 근데 관객들이 여기서 웃으시는 거예요.

-'달인'도 가끔은 실수를 하는 것 같습니다. 그 때 느낌은 어떻습니까.

▶가령 안 깨질 것 같은 코코넛이 머리로 받았는데 깨져버린 적이 있어요. '아, 이걸 어떡해야하나' 순간 당황해 버렸죠. 전혀 깨질 거라고 생각을 하지 않아 애드리브도 미리 대비하지 못했거든요. 그럴 때는 잠깐 숨이 멎어요. 누가 봐도 당황한 얼굴이죠. 저를 오랫동안 보신 분들은 이제 그런 표정을 읽으세요. 아, 김병만이가 몸이 안좋구나하는 식으로 말이에요. 그래서 NG가 나면 오히려 차분하게 합니다.

(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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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병만 ⓒ사진=임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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