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모레 ⓒ이동훈 기자 photoguy@ |
예능 프로그램 단 1회 출연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그녀. 지난 6월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뜨거운 형제들'에서 '아바타 소개팅녀'로 출연, 방송 1회 만에 각종 포탈 인기검색어를 장식한 정모레를 만났다.
첫 등장부터 출연자들을 감탄케 한 외모, 한 번 들으면 귀에 쏙 박히는 독특한 이름, 또 어떤 면이 그토록 시청자들의 마음을 끌어 당겼을까.
본명은 홍가연, 중학교 3학년에 길거리 캐스팅돼 잡지 모델을 시작으로 각종 TV CF모델로 활동했다. KBS 드라마 '러브홀릭'에서 주인공인 강타 김민선과 같은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윤종 역으로 출연하기도. '뜨형' 출연 직후 이 같은 정모레의 과거 활동 이력이 네티즌들에 의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올라왔다.
"저도 굉장히 놀랐어요. 방송 바로 다음날 인터넷에 과거 자료들이 좌르륵 뜨더라고요. 심지어 소속사에서 프로필에 넣으려고 찾다가 못 찾았던 자료들도 있더라고요."
정모레는 "그렇게 알아봐 주시는 게 신기하고 몸가짐도 조심스러워진다"며 "주로 고등학생이나 젊은 분들인데, 길을 가다 보면 '야. 뜨형 뜨형', '아바타다. 아바타' 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정모레 ⓒ이동훈 기자 photoguy@ |
'뜨형' 출연 이후 주변에서의 관심도 뜨거웠다. 지인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은 "짜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 정모레는 출연 당시 탁재훈과 아바타 소개팅을 한 뒤, 아바타의 실제 주인인 박휘순과 만나는 최종 관문에서 소개팅 성공의 상징인 장미꽃을 선사해 눈길을 모았다.
그녀는 "정말 100% 리얼"이라고 밝히며 "제 경우엔 끝까지 아바타 주인이 누군지 짐작을 못했다. 그래서 박휘순이 등장할 때 사실 깜짝 놀랐다"라고 설명했다.
아바타 소개팅을 알려 주고 방송에 투입됐지만, 실제 촬영에서는 이어지는 돌발 상황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도둑으로 모는 탁재훈의 짓궂은 연기나 갑자기 바닥에 드러누워 물을 뿌리던 싸이먼디의 행동 같은 것.
이와 함께 그녀는 실제 이상형에 가까운 인물로 싸이먼디와 한상진의 외모, 탁재훈의 유머감각을 들었다. 본래 팬이었던 출연자는 김구라와 박명수. 그들의 중독성 있는 말투와 유머를 좋아했다.
'뜨형' 출연에 대해 정모레는 "놀라기도 했지만 재미있었어요. 만약 제가 아바타 조종사가 된다면 탁재훈 씨를 한 번 조종해 보고 싶어요. 제가 소개팅 할 때 당한 것도 있고(웃음), 재치가 있으셔서 장난스런 명령도 능청스럽게 잘 연기하실 것 같아요."
정모레는 '뜨형' 2회 출연에서 손담비의 '퀸'을 완벽하게 소화하면서 다시 한 번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그녀는 "장기자랑을 준비하라고 해서 전날 4시간 만에 춤을 연습했다"며 "촬영 때 연습한 것보다 실력발휘를 못한 거 같아 아쉬웠는데, 좋게 봐 주신 거 같다"고 말했다.
방송 때마다 화제를 모았던 여러 아바타 소개팅녀들 사이에서도 정모레가 단연 시선을 잡아끈 이유는 뭘까. 정모레는 "친근함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첫인상을 보고 새침하고 얌전한 인상을 받지만 실제로는 엉뚱한 면도 있고 특히 웃음이 많은 성격이에요. 그런 면을 시청자들도 좋아해 주신 것 같아요."
그래서일까. 정모레는 약간은 4차원적이고 푼수 끼가 있어 사랑스러운 여주인공 역할을 꼭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예능 출연으로 이름과 얼굴을 알렸지만, 이제 연기자로서 정식 인사를 하는 것이 그녀의 소망.
정모레는 "많은 관심을 주셔서 감사하고, 예능으로 이름을 알리게 됐지만 연기자 정모레로도 어서 인사드리고 싶다"고 했다.
그녀는 "자기만의 개성이 뚜렷하면서도 여러 가지 역할을 능숙하게 몰입하는 모습이 멋지다"며 "특히 제가 약간 비음이 섞인 목소리인데 전도연, 김혜옥 선배님이 그런 특징을 개성으로 살리고 연기에도 자연스럽게 녹여내시는 것 같다. 저 역시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자신의 매력 포인트와 단점을 잘 알고 있는 그녀기에 시청자들에게도 크게 어필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이 같은 솔직 당당함을 무기로, '아바타 소개팅녀' 정모레가 '연기자' 정모레로 다시금 포털 인기 검색어를 장식할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