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닥터챔프'의 정겨운 차예련 김소연 엄태웅(왼쪽부터) ⓒ임성균 기자 tjdrbs23@ |
아~ 싱그러워라. 오랜만에 기분 좋은 사람을 만난 기분이랄까. 지난 9월27일 첫 방송된 드라마 '닥터챔프(연출 박형기 극본 노지설)'를 보고 있노라면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미소를 짓게 된다.
한 동안 안방극장은 '막장드라마=시청률'이라는 공식이 뿌리 깊게 자리했다. '아내의 유혹'이 오후 7시대 시청률 40%라는 경이적 기록을 만든 후 안방극장은 너나할 것 없이 막장드라마의 유혹에 빠져들었다.
불륜은 기본이요, 여기서 살인, 복수로 점철된 내용이 TV를 물들였다. 현재 방영 중인 '황금 물고기'는 이 같은 막장 요소를 다 갖췄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최근 출사표를 던진 '욕망의 불꽃'도 막장 논란을 피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그런데 '닥터챔프', 이 드라마에는 불륜이 없다. 연출을 맡은 박형기 PD 역시 막장 요소가 없는 것에 대한 조심스런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박 PD는 "시청률이 많이 나오는 드라마에는 공식적인 게 많은데 그게 하나 도 없다"며 "그래서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다"고 했다.
왜 걱정이 안 됐을까. 소위 말하는 흥행 코드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베일을 벗은 '닥터챔프'는 산뜻했다.
텁텁한 안방에 숨통을 틔워줄 시원한 공기랄까. 물론 드라마의 평가 잣대가 되고 있는 시청률 면에선 만족스럽지 못하다. 아직까지 10%대 초반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티격태격하는 젊은 청춘 정겨운과 김소연이 주는 풋풋한 첫 연애의 감정 그리고 엄태웅, 차예련과 형성하게 될 얽히고설킨 인간관계는 우리네 모습과 꼭 닮아 있다.
드라마의 재미를 위해 극화시키기 보단 현실성이란 뿌리 위에 토대를 둔 이 드라마에 젊은 시청자들이 열광하고 있다. 2007년 커피의 매력에 푹~ 빠지게 한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을 만났을 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