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들을 만나면 '설 무대가 없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나마 있는 음악 프로그램도 1,20대 가수가 장악하면서 아이돌 아니면 노래할 곳이 없다.
서영은도 같은 생각이었다. "설 자리가 너무 없다는 생각에 이젠 조용히 사라져야겠다"며 한 동안 고민했다는 그녀.
하지만 요즘 그녀는 180도 달라진 현실에 어리둥절하다. 출연하려야 할 수 없었던 지상파 3사 음악 프로그램 나들이는 물론 그녀를 찾는 곳도 부쩍 많아졌다. 정엽이 피처링한 '이 거지같은 말' 노래 덕이다.
"가수로 저를 되살아나게 한 곡이에요. 은퇴도 아니고 그냥 조용히 사라질까란 생각 많이 했는데 그런 생각 괜히 했구나 한다니까요.(호호호) 열심히 하니까 오늘 같은 날이 다 있네요. 꿈만 같아요."
'이 거지같은 말' 히트에 힘입어 그는 최근 새 미니앨범 '위드 소울리시 메이트(with soulish mates)'를 발매했다. 타이틀곡 '너는 날 녹여'는 서영은표 부드러운 음색이 담긴 노래. 특히 "조금 다르게 불러 보려고 시도했다"는 그는 이번 노래를 통해 자신이 낼 수 있는 최고의 미성을 담았다. 그 탓에 "아침에는 그 목소리가 안 나온다"며 너스레를 떤다.
"다른 옷을 입으려고 노력했어요. 제가 불렀으니 당연히 서영은이구나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처음 들어보신 분은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하시더라고요.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조금 다르게 불러봤어요."
새로운 곡도 비슷하다는 평가가 많았기에 그는 이번에 모든 걸 바꿨다. 프로듀서, 작곡가 그리고 창법까지 말이다.
"'이 거지같은 말'이 사랑받는 걸 보면서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보답이 오는구나를 체감했어요. 괜히 그만두려는 생각 했다니까요. 그래서 이제는 팬들에 대한 믿음을 갖고 더 열심히 하려고요. 히트곡은 계속 노래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돼요."
결혼 후 남편이 있는 두바이를 오가며 그 어느 때보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가수로서 지금만큼 행복한 적은 없었다고 말하는 이유다. 남편 역시 국내 활동을 위해 떨어져 있어야 하는 몇 달이 힘들기는 하지만 그녀의 행복을 위해 100% 응원한다.
"98년 노래가 좋아 막연한 생각을 갖고 시작했는데, 노래를 부르며 참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이런 게 행복이란 것도 알았고요. 한때는 '나'만 아는 이기적인 사람이었는데 노래를 통해 팬들의 사랑도 받고 저의 작음도 깨달았죠.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는 제가 어떤 음악을 해도 사람들에게 100% 신뢰를 줄 수 있는 가수가 되는 게 최종 목표에요. 아직은 멀지만 기다려 주실 거죠?(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