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곽지균감독 추모식, 강석우 사회로 PIFF서 엄수

부산=임창수 기자 / 입력 : 2010.10.13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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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석우가 13일 오후 3시 30분 부산 해운대 PIFF 빌리지 야외무대에서 열린 '곽지균 감독의 영화 청춘을 기억하며'에서 사회를 보고 있다 ⓒ부산=홍봉진 기자 honggga@


지난 5월 25일 세상을 떠난 고(故) 곽지균 감독을 추모하는 행사가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열렸다.

13일 오후 3시 30분부터 부산 해운대구 PIFF 빌리지 야외무대에서 고 곽지균 감독을 기리는 특별프로그램 '곽지균의 영화 청춘을 기억하며'가 열렸다.


배우 강석우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추모식에는 안성기, 강수연, 문소리, 예지원, 전인택, 김혜선, 배두나, 임정은 등의 배우와 장현수, 장길수 감독 등이 참석했다. 무대 중앙에 마련된 고인의 영정이 안타까움을 더했다.

강석우는 "즐거운 영화제 자리에서 재미있게 진행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그리운 사람을 만나니 저도 감정을 추스리기 어렵다"며 "슬픔을 나누자고 모인 자리가 아니라 작품을 되짚어보는 자리니 너무 슬픈 표정을 짓지는 말자"고 말했다.

곽지균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장현수 감독과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 이장우 감독, 장길수 감독, 배우 안병경, 임정은이 순서대로 무대에 올라 추도사를 낭독했다.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은 "아주 수줍고 조용하면서도 열정을 지니신 분이셨다"며 "많은 분들이 추모해주시기 위해 오셔서 관심을 가져주시는 관객분께도 감사드리고 오늘 곽지균의 날을 하루 갖게 돼 부산국제영화제로서도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고 곽지균 감독을 기리는 추모영상이 상영됐다. 영상 속에는 박상민, 정보석, 고두심 등의 배우들이 등장해 추모의 메시지를 전했다.

정보석은 "우리의 무관심 때문에 먼저 그분을 보내드렸다"며 "다시 되돌릴 수만 있다면 좀 더 잘할 텐데 많은 후회가 되고 너무도 맑은 미소 때문에 우리가 방심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영상 속에서 "뭐가 그렇게 마음을 아프게 했길래..."라며 눈시울을 붉힌 고두심은 "굉장히 감성이 풍부한 감독이었고 아까운 인재였는데 많이 외로웠던 것 같다"며 "이 바보"라는 말로 슬픔을 표현했다.

박상민 또한 애써 눈물을 삼키며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참 바보 같은 사람"이라며 "먼저 가셔서 하늘에 영화계를 섭렵해 놓으려고 하셨나본데 몇 십 년 지나서 내가 계속 주연배우로 찍어드리겠다"고 말했다.

영상은 '겨울 나그네'의 삽입곡 '팔로우 미'로 마무리 됐다. 극중 민우가 죽으러 가기 전에 나오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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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3시 30분 부산 해운대 PIFF 빌리지 야외무대에서 열린 '곽지균 감독의 영화 청춘을 기억하며'에 참석한 관객들 ⓒ부산=홍봉진 기자 honggga@


뒤이어 배우 김혜선의 약력보고와 묵념이 이어졌다. 무대를 찾은 수많은 관객들이 엄숙한 분위기 속에 묵념을 올려 현장의 분위기를 경건하게 했다.

진혼무 공연이 끝난 후에는 배우 강수연의 추도사가 이어졌다. 강수연은 "아직 영화 세상에서 부대끼면서 살아가는 우리는 그곳에 계신 당신이 많이 그립다"며 "너무 일찍 떠나셨지만 당신은 한국 영화계의 영원한 '젊은 날의 초상'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추도사를 읊었다.

이날 추모식은 고인의 영정 앞에 필름을 바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영화를 사랑했던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배우와 감독, 일반관객들은 고인의 영전에 꽃 대신 필름을 바쳤다.

이날 추모식에 참석한 배우와 감독들은 준비된 버스를 통해 달맞이 고개로 이동, 풍등행사를 치른다. 오후 6시 30분에는 해운대 메가박스에서 열리는 추모 상영회에도 참석해 고인의 영화인생을 되새길 예정이다.

한편 故곽지균 감독은 지난 5월 25일 오후 대전시 본인의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사인을 연탄가스에 의한 자살로 추정했다.

고인은 지난 86년 영화 '겨울 나그네'로 데뷔한 이래 '젊은 날의 초상'을 비롯한 수작을 남겼고, 유작으로는 지난 2006년 '사랑하니까 괜찮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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