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훈 "가수는 천직… 데뷔 20년, 후회는 없다"(인터뷰)

박영웅 기자 / 입력 : 2010.11.02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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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신승훈
1990년 11월 1일, 전설적인 뮤지션 김현식이 세상을 떠나던 날, 한 신인가수가 데뷔 앨범을 세상에 내놓고 가요계에 등장했다. 대전에서 통기타를 연주하던 이 청년은 1집부터 8집까지 100만장을 훌쩍 넘기는 밀리언셀러를 기록했고 어느덧 대중음악의 역사를 새로 쓰는 국민가수로 성장했다.

신승훈이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이했다. 총 10장의 정규앨범과 2장의 미니앨범 판매는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 총 1700만장을 기록했고, 2집 타이틀곡 ’보이지 않는 사랑’은 가요 프로그램 순위에서 14주 연속 1위라는 기네스 기록을 세웠다. 20년간 받은 트로피의 갯수도 700개가 넘는다.


국민가수 신승훈이 써내려간 20년간의 기록이다. 그는 11월1일 '20주년 기념 음반'을 발표하며 "인간 신승훈에겐 미안하지만 가수 신승훈은 20년간 잘해왔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싶다"며 "내 가수 인생은 현재진행형이다.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라고 쑥쓰러운 소감을 전했다.

신승훈은 가장 한국적인 발라드로 국민들의 감성을 지휘해왔다. 그의 음악은 여전히 대중친화적이다. 데뷔곡 ‘미소속에 비친 그대'를 시작으로 '보이지 않는 사랑' '그후로 오랫동안' 등 애절한 발라드는 여전히 신승훈만이 표현할 수 있는 노래였고, 대중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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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신승훈
그는 "국민의 사랑을 받아왔고, 대중의 흐름을 정확히 간파해야 대중가수 이지 않나"며 "내 음악에는 ‘겸손하지도 자만하지도 말고 그 사이에서 자부심을 갖고 살자’ 라는 신념이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11월1일 발매된 신승훈의 데뷔 20주년 기념 앨범에는 그의 자부심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신승훈이 다시 부른 13곡의 히트곡들은 전곡이 새롭게 녹음됐고, 실력있는 후배들도 신승훈의 명곡에 새 옷을 입혔다. 신승훈은 "20년동안 공연장에서 수천번 연습한 곡들"이라고 소개하며 "후배들의 노래를 들으며 일종의 희열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승훈은 뛰어난 싱어송라이터 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후배 가수들에 곡을 주거나 리메이크를 허락한 적이 없다. 그런 그가 20주년 기념 앨범 한 장을 후배가수들에게 통째로 내줬다. 다비치는 ‘두 번 헤어지는 일’, 나비, 알리, 탐탐은 ’전설속의 누군가처럼’, 슈프림팀은 '로미오와 줄리엣'을 신세대만의 사랑법으로 재해석해 다시 불렀다.

그간 변치 않는 음악을 들려준 그였지만, 20년만에 큰 변화도 있었다. 이번 음반을 계기로 신승훈은 "후배들이 다시 부른 노래를 듣고 ‘이건 내 노래가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써놓은 곡을 후배가수들에게도 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신승훈이 다른 가수들에 곡을 제공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 일종의 고집이었다. 그는 "해리넬슨의 ‘위드아웃 유’(Without you)의 오리지널곡이 머라이어 캐리인 줄 아는 사람이 많다. 사람들이 원곡을 모른 채 리메이크 된 곡을 듣는 게 싫었다"며 그간의 고집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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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 특유의 호소력 짙은 노래들은 그만의 색깔이 강하게 묻어난다. 그렇기에 곡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흐릿하게 만들었던 것도 사실이고, 다른 가수의 목소리를 빌린 신승훈표 노래는 이번 후배들의 작업을 통해 다시 재조명하게끔 만들었다. 그 역시 이번 음반에 대해 큰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이번에 음악 위주의 활동만 하지 않을 계획이다. 신승훈은 "10주년 때 콘서트 때 팬들을 보면서 이 사랑을 갚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공연만 했다. 그러다 보니 공연장에 찾아오지 않아도 조용히 나를 좋아해주는 분들을 등한시 한 결과를 낳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예능프로그램에 먼저 출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앨범은 정규앨범도 아닌 까닭에 20년 가수 신승훈으로 살아오면서 느꼈던 것들을 마음 편하게 얘기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승훈은 20주년을 기념해 거대한 계획도 앞두고 있다. 28일 경기도 고양시 아람누리를 시작으로 12월 23일부터 25일 3일간 코엑스 공연, 내년 초 부산, 대구, 전주, 제주 등 전국 11개 도시 투어를 연다. 국내 뿐 아니라 일본 도쿄, 오사카, 나고야, 미국 LA, 뉴저지, 호주 시드니까지 월드투어도 나선다. 그동안 팬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그대로 나눠주겠다는 신승훈의 각오인 셈이다.

그는 20년간 변하지 않는 국민가수였다. 늘 가수로 살아온 자신에게 "잘해왔다"고 칭찬을 해주고 싶다는 신승훈. 마지막으로 그는 "20년을 노래하면서 천직이라 생각해왔다. 단 한 번도 가수로 살아온 것을 후회한 적이 없다"며 20년 가수인생에 대한 성적을 매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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