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리 "요즘엔 예뻐졌다해서 걱정"

(인터뷰)'볼애만''스타골든벨' 등 만점 활약… 예능서 살아남기 위해 캐릭터 "독하게"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0.11.0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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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우먼 정주리 ⓒ홍봉진 기자 honggga@
'볼수록 애교만점'이란 시트콤 제목은 마치 그녀를 두고 한 말 같다.

개그우먼 정주리(25). 종영한 MBC 시트콤 '볼수록 애교만점'에서 못말리는 자뻑녀 정간호사로 등장한 정주리는 '미친 존재감'으로 시선을 집중시켰고, 심지어 꽃미남 의사선생님 이선호(이선호 분)와 결혼 골인까지 할 뻔(!) 한다. 마니아 드라마로 호평 받았던 MBC 주말 드라마 '탐나는 도다'에서 이미 맛깔스러운 감초연기를 펼친 터다.


예능에선 더 빛난다. 맹활약중인 KBS 2TV '스타 골든벨'에서도 볼수록 애교 만점인 그녀의 존재감이 하늘을 찌르는 중. 아이돌과 미남배우를 막론하고 들이댐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그녀를 만났다. 그러나 웬걸, 그녀는 "겉으로는 도도해도 손가락이 막 떨린다"는 수줍은 소심녀. 그러나 그녀만의 독특한 매력은 결코 숨겨지지가 않았다.

사실 정주리는 데뷔 때부터 '미친 존재감'이었다. '웃찾사'에서 '따라와∼'를 할 때부터 1초만에 웃음을 이끌어 내는 개그우먼이었으니까. 정작 정주리는 SBS 개그 콘테스트 때 이미 다 했던거라 '사람들이 왜 놀라지' 그랬단다. 이는 '안 팔아∼'로 이어졌고, 그녀의 독특한 캐릭터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반면 주위에선 '조용한 애가 무대에선 왜 이러나'하는 반응이 많았다.

"컬투 오빠들은 기 세다고 뭐라고도 하고, 선배들은 제가 무대에선 그러면서 본 모습을 안 보여주는 건가 싶어서 가식적인 애라고도 하셨어요. 그땐 다른 분들이랑 아예 말을 안했거든요. 왜 이렇게 조용하냐고 오해도 받고. 낯가림이 심해서요. 예전부터 알던 언니들은 '주리는 늘 똑같다'고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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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우먼 정주리 ⓒ홍봉진 기자 honggga@
하지만 지난해 본격적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진출했을 때, 정주리의 캐릭터는 더 강해졌다. 바로 뻔뻔한 자뻑녀. '독하고 기센 사람만 살아난다'는 예능의 세계에서 살아남으려고 일부러 "독하게" 캐릭터를 잡았단다.

"개그는 연기하는 거고 예능은 성격을 보여줘야 편할 텐데 하는 말을 등기는 했어요. 선배들도 '주리야 예능에서는 놀아야 돼'라고 하시는데, 저는 아직 그렇게는 못 하겠어요. 이제 시작인데, 아직도 불안불안 하죠. 맨날 제가 하는 말이 '서른살이 빨리 됐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그때쯤이면 내공이 쌓일까 싶어서.

1년이 되니까 이제 좀 적응이 된달까. 출연자가 아는 분들이 나오면 편하게 성격이 나와요. 아닐 땐 떨리는 걸 참고 해야돼요. 요염하게 딱 자리잡고 앉아 있으면서도 밑에서 손이 얼마나 바들바들 떨리는데요. 안 들켜야 하는데…. 잘 버티고 있어요.(웃음)"

하지만 예능인의 피는 숨길 수 없나보다. 이야기를 하면 할 수록 그녀 안에 숨었던 예능인의 기질이 툭툭 튀어나온다. 뻔뻔한 들이대기는 예전 남자친구에게 다 써먹었던 거고, 처음엔 수줍었는데 요즘엔 이상하게 친분있는 아이돌들에게 계속 전화를 걸게 된단다. 말하는 사람은 진지한데 듣는 사람이 계속 빵빵 터진다.

"들이대기는 이를테면 검증을 다 했달까. 일상 생활에서 연습이 돼 있어서 하기가 편해요. 예전 남자친구 반응요? 이상한 애교 한다고 막…. 그게 연습이 되더라고요. 그런데 이게 직업병일 수 있는게, 방송에서 제가 좋아서 들이댄 게 아니었는데, 사적으로 계속 아이돌한테 전화하게 돼요. 전화기 바꾸기 전엔 '왜 누나는 그냥 전화로 해도 되는데 영상전화로 해요'하는 이야기도 듣고요.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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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우먼 정주리 ⓒ홍봉진 기자 honggga@
물론 고충도 있다. 아이돌에게 심하게 들이댄 날은 팬들의 성화가 하도 심해 살포시 미니홈피를 닫아둔다. 가끔은 "부러우면 지는 거다" 같은 문구로 아이돌 팬들을 도발(?)하기도 한다. 쪽지 차단은 물론이다. 정주리는 "그랬더니 어떤 팬은 일촌 신청으로 욕을 하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최근엔 엠블랙 이준에게 "요즘 질린다"고 했다가 방청객들의 눈총을 받았다고. 물론 호불호도 분명하다. 아이돌이라고 아무에게나 들이대는 것도 아니라는 게 정주리의 설명이다.

그녀는 들이대서 웃음을 주지만 '밀당'도 하고, '내 스타일 아닌데요'라는 멘트도 서슴없이 날린다. 종영한 '볼수록 애교만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잘생긴 닥터를 상대로 먼저 고백하고, 진도도 앞서나가고, 감정도 시험한다. 이런 당당한 자기애, 솔직한 여성미는 이른바 여러 '들이대는 캐릭터'와 정주리를 분명하게 구분 짓는 지점이기도 하다.

그녀는 여성임을 잊지 않아서, 솔직하고 도도해서 더 웃긴다. 최근에는 살이 빠져 부쩍 더 여성스러워졌다. 그러나 예능인에게는 그것 또한 걱정이란다. 그러나 예뻐졌다 하여 그녀의 대체불가 존재감이 어디로 가랴.

"걱정이이예요. 요즘 예뻐졌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화면에 비치면 이제 안 웃기고 이쁘다고.(웃음) 선배들이 예뻐지려고 노력하는 순간부터 망한다고 하거든요. 원래 계획이 가만히 있어도 웃기는 얼굴과 몸으로 서른살까지 웃기고, 서른살 돼서 입이 트이면 좀 예뻐지는 거였어요. 굶어서 살을 뺐으니 반응을 보다가 좀 아니다 싶으면 다시 먹으려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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