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자'·'부당거래',3가지 공통 흥행 포인트는?

ⓒ영화 '초능력자'(위)와 '부당거래'의 스틸

강동원, 고수 주연의 '초능력자'와 류승완 감독의 '부당거래'가 초겨울 극장가 관객 동원을 주도하며 쌍끌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부당거래'는 18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고, '초능력자'는 개봉 6일 만에 100만 관객 돌파를 앞둔 상황. 두 영화의 관객점유율이 70%를 넘어설 정도로 사실상 극장가의 질서가 두 영화의 양강 구도로 재정립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쌍끌이 흥행으로 비수기 극장가를 달구고 있는 '초능력자'와 '부당거래'. 두 영화의 공통된 흥행 포인트를 짚어봤다.

◆흥행 포인트 하나 - 배우의 힘!


'초능력자'와 '부당거래'의 흥행은 배우들의 힘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초능력자'의 경우, 꽃미남 스타 강동원과 고수의 출연으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고비드' 고수와 '강대세' 강동원의 초능력 대결에 여성관객들은 아낌없는 성원을 보냈다.

'초능력자'를 통해 첫 악역에 도전한 강동원은 흥행 3연타석 홈런을 때릴 기세다. 강동원은 지난해 말 개봉한 '전우치'로 610만, 올해 초 '의형제'로 546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강동원은 '초능력자'의 초인을 통해서도 '늑대의 유혹',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형사: 듀얼리스트', '의형제' 등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연민과 안타까움을 자아내며 여심을 자극한다.

'부당거래' 또한 황정민, 류승범, 유해진 등 연기파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흥행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화배우 박중훈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부당거래'를 "배우들의 연기 올림픽"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특히 류승범은 천연덕스러운 검사 연기로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의 무게를 덜어냈다. 최철기가 기획한 조작극의 전말을 파악하고 자신만의 각본을 써내려가는 부패 검사 주양으로 분한 그는 스폰서에게 받은 시계를 "요즘 핸드폰을 들고 다니니 시계를 차고 다닐 일이 없다"며 기자에게 건네고 "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얹었다"고 너스레를 떨며 웃음을 전한다.

◆흥행 포인트 둘 - 현실이 녹아있는 흥미로운 소재!

현실을 녹여낸 흥미로운 소재를 다뤘다는 점에서도 두 영화는 닮아있다. '초능력자'는 초능력 대결이라는 흥미로운 소재에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얹었으며, '부당거래' 또한 전례없이 검사, 경찰, 스폰서의 담합과 아귀다툼에 직격탄을 날려 눈길을 끈다.

'초능력자'는 눈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초인(강동원 분)을 일상에 섞이지 못하는 인물로 그려냈다. 초인과 대결을 펼치는 규남(고수 분) 또한 중졸 학력의 노동자로 그려졌다. 세운상가, 전당포, 지하철 역 등 대결이 벌어지는 장소도 모두 우리 생활 가까이 있는 곳들. 결국 '초능력자'는 비현실적 외모의 꽃미남 초능력 대결을 현실 속에서 펼쳐낸 '한국형 히어로물'이 됐다.

현실성을 놓고 보자면 사회 지도층의 부정을 그린 '부당거래' 역시 흥미진진한 전개로 관객들의 몰입을 이끈다. 경찰내부의 승진을 둘러싼 갈등, 언론과 권력의 담합, 뒷돈을 대는 스폰서의 존재 등 '9시 뉴스'나 다큐멘터리에서나 볼 법한 내용들이 영화 곳곳을 채운다. 이 같은 영화의 내용과 청소년관람불가의 등급 때문에 '부당거래'에는 30~40대 넥타이부대가 호응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흥행 포인트 셋 - 조연들의 활약으로 곳곳에 스며든 웃음!

마지막 공통점은 조연배우들의 활약과 그로 인한 웃음 코드다. 두 영화에서는 공히 눈길을 끄는 조연들이 맹활약을 펼치며 관객들의 웃음을 유발한다.

'초능력자'의 경우 알(에네스 카야 분)과 버바(아부다드 분)이 그렇다. 두 외국인 배우는 능숙한 한국말과 천진난만한 행동으로 영화 곳곳에서 예상치 못한 웃음을 전한다. 명화 '최후의 만찬'을 연상케 하는 폐차장의 식사장면이나 만화 '20세기 소년'을 연상시키는 개조 무기들은 그중에서도 백미. 순수청년 규남이 더욱 더 돋보일 수 있었던 것은 분명 알과 버바의 존재덕분이다.

'부당거래'의 공 수사관(정만식 분)은 검사 주양(류승범 분)과의 불협화음으로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경찰들 내사하고 그러는 건 예의가 아니다"라며 눈치 없는 소리를 늘어놓는 그는 주양의 복장을 터뜨리는 동시에 관객들의 웃음보 또한 터뜨릴 기세다. 주양과 공 수사관의 '쿵짝'은 다소 무거울 수 있는 내용을 다룬 '부당거래'의 부담을 덜어낸 일등공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