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드라마 '자이언트'는 방송 초반 동시간대 경쟁작 MBC '동이'에 밀려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했다. SBS가 창사 20주년을 맞아 기획한 작품치고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할까. SBS 드라마국의 속이 타들어 갔다.
그리고 몇 개월, 50부작으로 기획됐던 '자이언트'는 막강 뒷심을 발휘하며 '동이'를 격파한데 이어 인기에 힘입어 10부를 연장, 23일 56부 방송을 앞두고 있다.
무엇보다 22일 방송된 '자이언트'는 30.7%로 30% 벽을 돌파하며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그야말로 막강 뒷심을 대표하는 역전의 드라마가 됐다.
그렇다면 SBS 내부 평가는 어떨까. 22일 경기도 일산 SBS탄현 제작센터에서 만난 허웅 드라마국장은 '자이언트'에 대해 시청률과 상관없이 성공한 드라마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허웅 국장은 "'자이언트'는 성적으로도 증명했고, 성적과 관계없이 성공한 드라마다. 초반 주춤하긴 했지만 부각시키고 널리 알리고자 했던 목표가 거의 달성된 좋은 드라마"라고 평가했다.
특히 허 국장은 "주인공을 중심으로 극이 진행되긴 했지만 남녀 주인공뿐 아니라 다양한 캐릭터들이 안정적으로 그려졌고 새로 투입된 배우들은 물론 조역까지 노련한 사람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돼 자기 몫을 120% 해줬다"며 "작가, 감독, 배우, 스태프 등이 합일점을 이룬 좋은 드라마"라고 자평했다.
이처럼 허웅 국장이 '자이언트'에 좋은 평점을 준 것은 스토리도 있고 강한 메시지도 있기 때문.
허웅 국장은 "2010년은 상당히 혼탁하고 개인주의가 강한 시대다. 그런 점에서 '자이언트'가 다룬 6,70년대 개발 스토리는 구닥다리 같아 보일 수 있다"며 "하지만 삶의 목표를 갖고 똘똘 뭉쳐 어려운 과정을 이겨내는 세계가 있다는 걸 보여줬다. 개인주의가 팽배한 이 시대에 분명 시사하는 바가 있는 드라마고, 그런 부분에서 초기 목표를 달성했다고 자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자이언트'에 대한 내부적 평점은 시청률 이상이다.
허웅 국장은 "초반 '자이언트'가 '동이'에 밀렸지만 그게 전화위복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마지막까지 모두들 힘을 내 좋은 끝을 맺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자이언트'는 향후 조필연(정보석 분)의 악행이 드러나는 것은 물론 아들 조민우(주상욱 분)가 미주(황정음 분)의 아들이 자신의 친자식임을 알게 되는 등 파란만장 스토리가 전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