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정재영, 여우주연상을 공동 수상한 수애, 신인남우상을 받은 최승현, 영화 '악마를 보았다', 영화 '의형제' |
올해 청룡영화상의 키워드는 바로 '이변'이었다.
26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제 31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열렸다. '의형제'가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이날 청룡영화상의 선택은 '대세'보다는 '이변'에 가까웠다.
최고상인 최우수작품상은 올해 열린 각종 시상식에서 상대적으로 외면받았던 '의형제'에 돌아갔다. 올해 546만 관객을 모았지만, 영평상에서 감독상(장훈)과 남우주연상(강동원)을 수상했을 뿐 트로피와는 인연이 없었던 '의형제'는 이날 수상으로 아쉬움을 풀었다.
남우주연상은 가장 큰 이변이 펼쳐진 부분이다. 당초 남우주연상 후보로 가장 유력하게 점쳐졌던 후보는 '아저씨'의 원빈이었다. 622만 올해 최고 흥행작을 홀로 이끌다시피 했고, 앞서 대종상과 대한민국영화대상의 남우주연상을 차례로 거머쥔 터였다. 그러나 '이끼'의 정재영이 이를 저지했다. 정재영은 이로써 부일영화상에 이어 2개의 남우주연상을 가져가게 됐다.
'괴물신인'으로 불렸던 송새벽의 수상 실패도 눈에 띈다. 송새벽은 이날 신인남우상 후보에 올라 수상이 점쳐졌으나 수상의 영예를 안은 것은 '포화속으로'의 최승현(탑)이었다. 최승현은 2007년 백상예술대상과 대한민국영화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은 정지훈(비)에 이어 3년만에 영화상을 수상한 아이돌 출신 배우가 됐다.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2명에게 돌리는 의외의 선택도 있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시'의 윤정희와 '심야의 FM'의 수애가 나란히 여우주연상을 공동 수상했다. 한국영화계의 대선배와 성장을 거듭 중인 젊은 여배우가 동시에 상을 받은 점 또한 이채로웠다.
제한상영가 등급 논란을 불렀던 올해 최고의 화제작 가운데 하나인 '악마를 보았다'의 약진도 눈에 띈다. 올해 시상식을 통틀어 대종상 시상식 조명상 단 하나를 수상했던 '악마를 보았다'는 이날 시상식에서 촬영상과 조명상, 음악상 등 3개의 트로피를 가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