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PD "루머 힘들지만 관심덕에 기운내"

배선영 기자 / 입력 : 2010.12.0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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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유인식PD <사진제공=SBS>


SBS 창사 20주년 대하드라마 '자이언트'를 지난 1년여 끌고 온 선장 유인식 PD가 6일 마지막 녹화를 끝내고 시청자 게시판에 소회를 밝혔다.

유인식 PD는 "'자이언트'는 내 연출경력에서 가장 뜨거운 사랑과 관심을 받은 작품이다"며 "시청률만이 드라마의 성과를 말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가는 곳마다 ''자이언트' 보는 낙에 산다'라고 말해주는 분들이 계셔 뿌듯하고 힘이 났다"고 밝혔다.


특히 유PD는 방영 초반 '자이언트'를 둘러싼 일련의 정치적 루머에 대해 언급하며 "아득하고 외롭게 느껴졌다. 이러다 영영 의도가 왜곡되고 말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그러나 유PD는 드라마 방영 후 점차 작품을 변호해주는 네티즌이 생겼다고 밝히며 "그들의 힘으로 드라마의 부정적 이미지가 깨어졌다. 그 과정이 경이롭기 까지 했다. 말도 못하게 고맙다"고 전했다.

한편 '자이언트'는 7일 60회를 끝으로 종영한다.

다음은 유인식 PD 글 전문


오늘은 '자이언트'의 마지막 촬영날 입니다.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야 인사드립니다. '자이언트'는 저의 연출경력에서 가장 뜨거운 사랑과 관심을 받은 드라마입니다. 시청률만이 드라마의 성과를 말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가는 곳마다 ''자이언트' 보는 낙에 산다'라고 말해주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은 참으로 뿌듯하고 힘나는 일입니다.

이렇게 되기까지 우여곡절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특히 저희 드라마는 방영이 시작되기도 전에 근거 없는 루머에 시달려야 했고, 그로 인한 선입견 때문에 일단 외면하는 다수의 시청자들이 계셨습니다.

그런 종류의 선입견은 저희가 입으로 떠들어서 해결할 수 있는 바가 아니라, 오로지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내용으로 불식시키는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저에게 그 과정은 아득하고 외롭게만 느껴졌습니다. 이러다가 영영 저희의 의도는 왜곡되고 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무렵이었습니다.

'자이언트'를 변호해 주시는 네티즌들이 나타났습니다. '좀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적어도 그런 드라마는 아닌 것 같다'는 의견들이 점차 늘어났고 루머와 선입견에 대항하여 적극적으로 '자이언트'를 홍보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그 네티즌들의 힘으로 점차 넷상에서 '자이언트'를 둘러싼 부정적인 이미지가 깨어져 가는 과정은 경이롭기까지 했습니다. 저희 드라마가 끝까지 뒷심을 발휘하며 지금의 자리까지 온 것은 그 분들의 덕분입니다. 말도 못하게 고맙습니다.

나이도 어리고 경력도 짧고 능력도 모자란 저에게 '자이언트'라는 대작 시대극은 어마어마한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기차에서 뛰어내리고 토사가 무너지고 총격전에 대규모 군중장면이 수두룩한 데다 지금은 존재하지도 않는 미8군이니 삼일빌딩이니 70년대의 도심이니 삼청교육대 같은 배경 위에서 극한의 감정으로 부딪치는 수많은 출연진들. 연출이란 자리가 엄살을 허용하지 않는 까닭에 내색은 못했지만 과연 이걸 제대로 구현해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수시로 엄습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막강 스태프들은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장면 장면들을 마법처럼 구현해 냈습니다. 억수 같은 빗속에, 모기들이 들끓는 풀숲에, 한여름 뙤약볕 먼지 구덩이에 몸을 내던지고 한 달씩 밤을 새우는 살인적인 촬영일정을 불평 한 마디 없이 견뎌낸 그들의 모습을 떠올리면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언제나 결과물은 제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스태프 여러분, 당신들의 책임감과 능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저보다 더한 집요함과 창의력으로 '자이언트'의 절반을 훌륭하게 연출해 준 이창민PD와 B팀 스태프들에게도, 다른 드라마에서 볼 수 없던 다양한 앵글과 고급스런 영상과 음향을 만들어 주신 스튜디오 녹화 스태프들에게도, 언제나 놀랄 만한 퀄리티를 보여 준 후반작업 스태프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스태프들이 너무 많아서, 한 사람 한 사람 호명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이해해 주세요(하지만 특별히, 악덕연출 만나 앞니 깨지며 고생한, 투지 만빵의 예술가 이길복 촬영감독님, 고맙고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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