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2부 '뜨거운 형제들' 방송화면 |
지난 19일 밤 방송된 '뜨거운 형제들'(이하 '뜨형')에서는 지난 방송에 이어 충남 태안을 찾은 형제들이 일일 아들이 돼 펼치는 '효자되기' 2탄이 전파를 탔으나, 시청자들로부터 불편한 시선을 받았다.
이날 방송에서 어르신들과 헤어질 때 "또 와"라는 말을 듣는 것을 미션으로 김장 담그기, 미꾸라지 잡기, 아버지 머리 염색하기 등을 수행했다. 맡은 일을 완벽하게 하지는 못했다. 끝내 미꾸라지는 4마리 잡는데 그쳤고, 염색하기는 실패하고 말았다. 그래도 어르신들은 고맙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이날 방송 후 '뜨형' 게시판에는 다소 실망스러웠다는 비판 의견이 이어졌다. '효자 되기' 미션임에도 불고 어르신들에 대한 배려를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것. 시청자들은 "개그라기보다는 무례한 모습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재미도 좋지만 진정성이 퇴색된 것 같다"며 우려의 반응을 보였다.
이날 방송 중 김장을 담그기 싫어 서로 미루는 쌈디와 이기광의 모습이나 미꾸라지 잡기에 실패하자 "라면 드시면 안 되느냐", "농촌 체험이 아니라 효도하러 온 것"이라는 박휘순, 박명수의 멘트는 진정에서 우러나와 하기보다는 순전히 방송을 위해 하는 행동처럼 비쳐졌다.
그간 멤버들끼리 해 오던 농담이나 개그는 바뀌지 않은 것도 불편하게 다가 왔다. 두 시간이나 있었는데 반찬이 왜 김치 밖에 없냐 라는 박명수 특유의 상황극에도 마냥 웃음이 나오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뜨형'은 최근 '되면 한다'라는 콘셉트로 시즌 2의 시작을 선언, 시청자들에게 단순한 웃음을 넘은 훈훈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도록 새롭게 변화한 모습으로 찾아왔다. 시즌 2로 전격 변화를 시도한 만큼 멤버들의 진행도 그에 걸맞게 바뀌어야 한다.
물론 웃음을 위해 미션이라는 장치가 필요하다. 맹목적인 도전에 그쳐서는 체험 프로그램이나 다큐멘터리와 다름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시청자들 눈에 진정성이 없이 보였다는 것은 이미 문제점이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제 '뜨형'은 상황극에서 벗어났다. 식상하다는 시청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변신을 시도한 것이다. 시즌2로 돌아온 '뜨형'에는 틀림없이 제작진의 고민과 새로운 도전들이 눈에 띈다. 예능에 따뜻한 인간적 감정을 싣고자 한 점에서 '일밤' 특유의 예능 코드 회복에 대한 의지도 묻어난다.
부모님에게 팩을 해드리고 어깨를 주물러 드리거나, 정성들여 염색을 하고 머리를 감겨 드리는 모습, 동네 어르신들을 모시고 소박한 잔치를 벌이는 모습 등은 방송을 떠나 훈훈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일찍이 문제점이 드러난 것은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뜨형'이 이같은 진통을 겪어 내고 진정한 리얼 예능으로 변화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