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홍봉진기자honggga@ |
이경규는 "나는 일찍이 이런 시대가 올 것이라 생각했다"고 단언했다. 그리곤 "놓친 것이 하나 있다면 '1박2일'을 놓친 것이다. 그것을 본 순간 새로운 스타일이었는데, 간과했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나는 새로운 스타일을 이끌어왔던 사람이라 자부했다. 난 항상 버라이어티의 마지막은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해왔다. '인간극장'류의 프로그램을 '과연 누가 먼저 하느냐'가 예능계에서 선점을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며 '1박2일'이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예능 이었다고 평했다.
다만, '1박2일'과 '남자의 자격'의 성질은 좀 다르다고 설명했다. "'1박2일'이 웃음을 추구하는 프로라면, '남격'은 사람이 가지고 다니는 진정성을 끌어내는 감동을 추구하는 프로라고 생각이 된다."
이경규는 20년 넘게 쌓아온 예능의 노하우와 철학에 대해 한 참을 설명하더니, 갑자기 "아마 진정성 있는 버라이어티의 마지막은 '남격'이 아닐까. 내가 관두면 버라이어티 종말이 있을 것"이라며 크게 웃었다. 시원한 웃음이었다.
이경규ⓒ홍봉진기자honggga@ |
"쉬운 일은 아니었다. 제작진이 내게 줬던 미션 중 하나는 우리 딸이 직접 출연했어야 하는 것이라 거절했다. 나는 상관없지만 가족들까지 불편함을 받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편하다. 내가 이제 와서 대중들에게 못 보여줄 것이 무엇이 있나."
"요즘 진행하는 케이블 방송을 보면 세상에 별별 사람들이 다 있다. 나는 평범한 축에 끼는 사람일 뿐이다." (4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