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파더-황해-고스트, 1800년전 삼국지 재연?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0.12.30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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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극장가에 삼국지가 재연되고 있다.

글로벌 영구의 '라스트 갓파더'와 차태현의 '헬로우 고스트', '추격자' 사단의 '황해'가 연말 극장 왕좌를 놓고 한 판 승부를 벌이는 것. 각 영화들은 배급 전쟁부터 마케팅, 무대인사까지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라스트 갓파더'의 CJ엔터테인먼트, '황해'의 쇼박스, '헬로우 고스트' NEW까지 투자배급사들의 자존심 경쟁도 뜨겁다.


먼저 승기를 잡은 것은 개봉 효과를 누리고 있는 '라스트 갓파더'다. 3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라스트 갓파더'는 지난 29일 12만 9868명을 동원해 1위로 출발했다.

'라스트 갓파더'는 '디 워'로 842만 관객을 동원하며 숱한 논란을 낳았던 심형래 감독이 두 번째로 미국 시장에 도전하는 작품이다. 마피아 대부의 아들이 영구라는 설정의 착한 코미디다. 예고편으로 기대를 모은데다 심형래 감독이 방송과 각종 인터뷰를 80여회를 하면서 관심을 부채질했다.

22일 개봉해 5일만에 100만명을 동원하며 첫 주 1위를 차지했던 '황해'는 3위로 내려앉았다. 29일 6만 5109명을 동원했다. 개봉 당일 12만 2327명을 동원했던 데 비해 절반 가까이 관객이 줄었다. '황해'는 비록 '라스트 갓파더' 개봉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지만 2주차 주말 스코어는 자신하고 있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과 긴 러닝타임에 따른 상영 횟수로 인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으나 나홍진 감독, 하정우, 김윤석 등 2008년 507만 관객 동원 신화를 쓴'추격자' 사단이 다시 뭉친 만큼 관객들의 기대치는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의뢰인' 촬영에 들어간 하정우를 비롯해 김윤석 등이 주말 무대인사를 돌 예정이다. 결국 주말 성적과 입소문에 따라 반전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인 만큼 '라스트 갓파더'와 관객층이 다른 점도 오히려 승부수를 던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1월 중순까지 관객몰이가 끊이지 않을 경우 해외영화제에서 전해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라스트 갓파더'와 '황해'에 가장 위협적인 영화는 다크호스로 떠오른 '헬로우 고스트'다. '헬로우 고스트'는 29일 7만 2141명을 동원했다. 22일 개봉 당일 역시 7만 2141명을 동원했다. 꾸준한 흥행을 기록하고 있단 뜻이다.

'헬로우 고스트'는 '황해'의 494개 스크린, '라스트 갓파더'의 454개 스크린에 비해 100개가 부족한 394개 스크린에서 상영됐음에도 이 같은 흥행성적을 거둬 더욱 눈길을 끈다. '라스트 갓파더'와 '황해' 싸움에서 철저하게 2등 전략을 유지하면서 실익을 톡톡히 보고 있다.

마치 삼국지에서 조조의 위나라와 손권의 오나라 싸움에서 유비의 촉나라가 실익을 거둔 것과 비슷한 모양새다. '라스트 갓파더'와 '황해'가 적벽대전을 벌여 피 튀기는 전투를 벌였다면 '헬로우 고스트'는 '제갈량' 차태현이 동남풍을 타고 형주를 손쉽게 손에 넣은 형국이다.

NEW가 배급하는 '헬로우 고스트'는 쇼박스가 배급하는 '황해'와 배급라인이 일부 겹친다. 이것 역시 촉나라와 오나라가 형주를 놓고 다툰 것과 닮았다. '헬로우 고스트'가 '라스트 갓파더'와 같은 코미디물에 12세 관람가로 비슷한 관객층을 갖고 싸우는 것은 촉나라가 끊임없이 위나라를 도모한 것과 비슷하다.

'라스트 갓파더'와 '황해'를 내세운 CJ엔터테인먼트와 쇼박스의 대결은 전면전 형국이다. CGV와 메가박스의 '라스트 갓파더'와 '황해' 상영횟차는 한눈에 차이가 난다. 양측은 2007년 여름 '화려한 휴가'와 '디 워'로 접전을 벌여 '디 워'가 신승을 거둔 적이 있다. 공교롭게도 이번에는 심형래 감독이 CJ와 손을 잡았다.

쇼박스 임직원이 독립해 세운 NEW는 첫 한국영화 메인 투자배급작인 '헬로우 고스트'로 쏠쏠한 재미를 맛보는 중이다.

극장가 삼국대첩은 과연 누구의 승리로 끝이 날까? 역사 속 삼국지는 위나라가 촉나라와 오나라를 병합해 통일을 이뤘다. 반면 소설 삼국연의는 유비의 촉나라를 지금까지 주인공으로 기억하게 만들었다.

'라스트 갓파더'냐, '황해'냐, 아니면 '헬로우 고스트'냐, 최후의 승자는 누가될지, 참고로 위나라는 사마의의 반란으로 3대만에 진나라로 넘어갔다. 극장가 승자도 결국 돌고 돌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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