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헬로우 고스트'의 포스터 |
혼전이 거듭되는 1월의 극장가. 다양한 상차림에도 불구하고 아직 지난 2009년의 '아바타' 같은 대박 작품은 눈에 띄지 않는다. '황해' '라스트 갓파더' '헬로우 고스트' 등 연말 한국영화 기대작들이 200만 관객씩을 사이좋게 갈라먹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서도 '헬로우 고스트'의 질주는 단연 눈에 띈다. '헬로우 고스트'는 '황해' '라스트 갓파더' 등 경쟁작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규모 제작비로 만들어졌다. 또한 상영관 수까지 적었음에도 불구, 꾸준한 흥행세를 보이며 누적 관객에서 '황해'와 '라스트 갓파더'를 영화를 앞섰다.
'헬로우 고스트'의 순제작비는 29억원이며 마케팅, 프린트 비용 등을 모두 합한 총제작비의 손익분기점은 160만 명이다. 그런데 벌써 250만 관객을 동원, 손익 분기점을 훨씬 넘어섰다.
반면 150억 원이 투입된 '라스트 갓파더'와 총제작비가 130억 원에 달하는 '황해'의 경우 손익분기점 돌파까지는 갈 길이 멀다. 공히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두 영화의 흥행성적에 점수를 매기는 것은 미국에서의 성과까지 지켜본 후가 될 것이다.
이에 나란히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극장가를 3등분한 세 편의 한국영화 가운데, 실제로 웃음 짓고 있는 것은 '헬로우 고스트'뿐이라 할 수 있다.
'헬로우 고스트'는 '라스트 갓파더'와 함께 연말 따뜻한 코미디 영화의 흥행을 이끌었다.
스릴러 종결자 '황해'와 서로 다른 관객층을 형성하며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지켰던 '헬로우 고스트'는 개봉 7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더니 심형래 감독의 야심작 '라스트 갓파더' 개봉 후에는 아예 '황해'를 제치고 2위 자리를 꿰차며 극장가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화제작들이 늘어선 연말 연초 극장가에서 "2위로 3개월쯤 가면 좋겠다"던 주연배우 차태현의 바람이 현실이 된 셈이다. 2008년 '과속스캔들'의 웃음과 감동을 기억하는 관객들은 차태현의 1인 5역 귀신 스캔들에 박수를 보냈고, 2위 전략을 앞세운 '헬로우 고스트'는 '라스트 갓파더' '심장이 뛴다' '메가마인드'가 번갈아 1위를 차지하는 동안 굳건히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지키며 꾸준한 흥행을 이어왔다.
이 같은 '헬로우 고스트'의 흥행은 2008년 820만 관객을 동원한 '과속 스캔들'의 저속흥행과도 닮아 있어 눈길을 끈다. '과속 스캔들'이 100만 관객 돌파에 걸린 시간은 9일. 다른 와이드릴리즈 개봉작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스크린 수였으나 두 달 넘게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820만 관객 동원의 대기록을 썼다.
'헬로우 고스트'의 경우 개봉 7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과속 스캔들'보다도 빠른 초반 흥행 속도를 보여준 데다, 개봉 4주차에도 식지 않은 흥행 기세를 과시하고 있다.
개봉일인 지난해 12월 22일 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헬로우 고스트'는 4주차 평일인 지난 13일에도 3만 명이 넘는 관객을 불러 모았다. '헬로우 고스트'가 이 같은 꾸준한 흥행세를 지속할 경우 '과속 스캔들' 못지않은 또 한 번의 신화를 쓰는 것도 꿈만은 아니다.
'라스트 갓파더' '심장이 뛴다' '메가마인드' 등 신작들의 선두다툼 속 단연 눈에 띄는 '헬로우 고스트'의 저력. 1월 극장가 혼전 속에서 차태현 표 코미디의 저속흥행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새삼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