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원정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방송인 신정환이 약 5개월만에 전격 귀국했다.
신정환은 19일 오전 10시54분에 서울 김포공항에 도착한 일본 하네다발 여객기를 통해 한국땅을 밟았다. 지난해 8월 27일 필리핀으로 출국한 지 146일만이다.
11시9분께 대기중이던 경찰에 둘러싸여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신정환은 100여명이 훌쩍 넘는 취재진 앞에 잠시 서서 포토타임을 가진 뒤 곧장 경찰에 호송됐다.
이 자리에서 신정환은 취재진을 향해 90도로 인사를 하며 "죄송합니다"라고 귀국 첫 심경을 밝혔다. 신정환은 이밖에도 몇 마디 심경을 토로한 뒤 경찰에 이끌려 대기하고 있던 호송차에 태워졌다.
신정환은 이날 청바지에 검정색 파카를 입고 하얀색 털모자를 쓴 평상복 차림이었다. 수척해진 얼굴에 수염이 다소 자란 모습이었으며, 검정 뿔테 안경도 썼다.
다리가 불편할 것이라는 세간의 예측과 달리 신정환은 절뚝거리지 않고 직접 백팩을 맨 채 걸어서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간 신정환은 해외에 장기 체류하는 동안 자전거 사고로 철심을 박은 다리 상태가 악화돼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원정도박과 제3국행으로 내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신정환이 공개 입국하는 만큼 언론의 관심도 컸다. 이날 김포공항에는 새벽부터 수많은 취재진이 모여 대기하며 신정환을 기다렸으며, 신정환이 공항을 빠져나가는 동안에는 잠시 경찰과 취재진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신정환은 곧바로 호송돼 이날 낮 12시30분께 서울경찰청 본청 앞에서 언론에 짤막한 심경을 표명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해외 원정부터 뎅기열 거짓해명까지 그간 논란의 중심이었던 신정환이 처음으로 직접 말문을 여는 만큼 어떤 언급이 있을 지 주목된다.
신정환은 지난해 8월 필리핀 세부 워터프런트 호텔 카지노에서 억대 바카라 도박을 한 뒤 해외에 체류해 왔다. 당시 신정환은 예정된 프로그램 녹화에 예고없이 불참해 논란이 일었고, 이후 현지 풍토병인 뎅기열에 걸려 연락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결국 '자작극'으로 드러나면서 여론의 차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다.
신정환은 9월 중순께 필리핀으로 떠나 홍콩에 머물렀고, 이후 네팔로 거처를 옮긴 뒤 계속해 해외에 체류해 왔다. 최근에는 일본에 있었다. 측근들이 귀국을 종용했으나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신정환을 상대로 조사를 벌여 위법 사실이 확인되면 법률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신정환의 해외 상습도박 혐의가 확인될 경우, 형법 제246조 제2항에 따라 3년 이하 징역 및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 등에 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