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뜸했던 박광현, 日서 신인가수로…(인터뷰)

"일본에선 오사카 사투리 쓰는 한국 신인"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1.01.2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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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박광현씨, 그간 뭐하셨어요?"

만나자마자 묻고 싶었다. 한국에 이어 대만에서도 인기 드라마로 성공한 MBC 아침일일극 '분홍 립스틱' 이후 그의 활동은 감감 무소식이나 다름없었으니. 그러러 사실 그는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신인가수 박광현으로서.


박광현은 지난해 가수 박광현으로 일본에 처음 발을 디뎠다. 한국에서도 가수 활동 경험이 있는 그다. 일본어 앨범에 담긴 말끔한 미성이 귀에 감긴다. 여기까진 그러려니 했다. 그러나 분명히 다른 점은 박광현은 여느 탤런트들처럼 드라마의 인기를 등에 업은 한류스타가 아니었다.

"1년 전만 해도 일본 활동은 생각도 안 했어요. 처음엔 내가 거길 가면 뭐하나 그랬어요. 특별히 찾아주지 않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느냐면서. 하지만 좋은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기회가 생겼고, 그 분들이 제게 자신감을 줬어요. 올 초부터 준비를 했죠."

그렇게 일본에 진출하며 그가 다짐한 한 가지가 있었다. 일본에서도 말 많은 한류스타 팬미팅 코스를 그대로 밟고 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일본의 지인 등을 통해 '비싸다', '똑같다'는 말을 수차례 들었던 터라 한류팬 쌈지돈을 노린다는 이야기는 듣고싶지 않았다.


"열심히 노력하면서 제대로 활동하고 싶다"는 게 박광현의 바람. 사람 좋아하는 덕에 만난 인연으로 지금의 소속사와 함께 일본에서 활동을 시작하게 됐지만, 시작한 이상 허투루 할 수만은 없었다. 그건 박광현의 성격이기도 하다. 일본어도 배우고 일본어 블로그도 직접 관리한다.

처음엔 한두개 달리던 코멘트도 요즘엔 100개에 가까워졌다. 팬클럽도 부쩍 늘었다. 오사카 토박이나 다름없는 매니저 덕에 사투리가 섞였다는 일본어 실력 또한 상당한 수준. 박광현 스스로 "머리에 쥐가 난다"고 털어놓을 만큼 노력을 기울였다. 한국에 있을 때도 일본인 지인들과 매일 5분 이상 일본어로 대화를 나눌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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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지금은 공연에서 오사카식 일본어로 관객과 이런저런 농담까지 던질 수 있는 실력이 됐다. 박광현은 "아직 부족하다"고 "어려운 자리에선 그냥 가만히 있는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러나 "일본에서 로버트 할리가 된 셈"이라며 "저도 모르게 사투리가 튀어나올 때가 많은데 그걸 재밌게 봐 주시더라"며 웃음짓는 모습에선 남모를 성취감이 느껴졌다.

"싱글 앨범이 나와서 작년 말에도 계속 활동을 했어요. 올해에는 작은 규모의 전국단위 공연을 하고 싶은데, 아직은 미정이고요. 일본은 한국과는 너무 달라요. 드라마를 타고 활동하는 것도 아니고 저는 신인이잖아요. 힘든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그 과정이 너무 재미있어서, 올해는 본격적으로 해 볼 생각이에요."

감미로운 발라드와 경쾌한 팝댄스 두 곡이 담긴 박광현의 첫 싱글은 상위 200개 음반이 올라가는 오리콘 월간 차트에 진입하는 성적을 거뒀다. 1∼2위와는 비할 바가 못 되지만 그에게는 의미있는 성적이다. 그것도 한국보다 3배 많은 음반이 쏟아지는 일본에서 거둔 성적이다.

"시작부터 될지 안 될지 모르는 일을 한 거잖아요. 반응도 나쁘지 않았어요. 오리콘 차트에만 들어가자는 게 처음 목표였고 그걸 해냈잖아요. 비록 백 몇 십 위지만, 기뻐요. 지금 소속사가 저와 함께 시작한 신생이거든요. 함께 잘 해나가서 나중에는 가능성 있는 좋은 친구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었으면 해요."

박광현에게 왜 지금껏 그런 노력들을 알리지 않았냐고 물었다. 알고 묻는 이들에게도 '아직은 안 알리고 싶다'고 조심스러워하던 터였다. 박광현은 쑥스러운 듯 웃으며 털어놨다.

"처음엔 그런 생각이 있었어요. 내가 빅스타가 되기 전에는 하나도 안 알려야지. 조용히 하다가 한번에 짠 하고 말씀드려야지. 하지만 일을 하다보니 말씀을 드리는 게 스스로에게 다짐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일단 시작했다는 게 제게는 중요하게 다가왔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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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꾸러기 박광현의 도전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토목공학과 출신인 그는 최근 디자인 회사 '77'을 창립했다. 단순한 인테리어에 머물기보다는 공간을 디자인한다는 목표로 움직인다. G20 정상회담 당시 '골프존'을 직접 디자인했을 정도로 이미 실력을 인정받은 회사다.

"아직 지켜봐야겠지만 지난 가을부터 회사를 시작해서 지금은 바쁘게 일이 돌아가고 있어요. 다양한 소재로 아름답고도 쓸모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려고 해요. 사업이 잘 됐으면 좋겠어요. 잘 돼서 연기나 가수 활동만큼은 더 자유롭게 할 수 있었으면 해요. 왜 '77'이냐고요? 제가 77년생이라서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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