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작가 죽음에 배우·작가·PD 애도물결

김유진 인턴기자 / 입력 : 2011.02.08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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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원 작가, 이송희일 감독, 배우 김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한 젊은 영화 시나리오 작가의 죽음에 배우, 작가, PD 등 연예관계자들의 애도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씨(32. 여)는 지난달 29일 굶주림과 병마 속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평소 스스로를 "5타수 무안타"라고 입버릇처럼 자조했으며,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췌장염을 앓으면서도 치료는커녕 며칠째 밥도 먹지 못해 이웃에 밥과 김치를 부탁할 정도였다고 알려져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드라마 '하얀거탑', '제중원'의 이기원 작가는 8일 낮 12시께 자신의 트위터에 "꿈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기아와 질병으로 사망한 32세의 시나리오 작가의 사연이 가슴 아프게 한다"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기원 작가는 "얼마 전 연예인 연수입이 직장인보다 작다고 화제가 되었는데 작가의 연 수입은 얼마나 될까요? 충격적일 듯 하네요.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뼈 있는 말을 덧붙였다.

드라마 '대물'의 전흥만 PD는 8일 오전 11시 50분께 자신의 트위터에 "가난한 무명 시나리오 작가의 죽음 기사를 보고 가슴이 답답하다. 그분처럼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이 더 많이 있을텐데… 단순하게 힘내세요, 라는 말로 위로가 될 문제도 아니고, 그렇다고 뭔가 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니 그저 답답하고 안타깝기만 하다"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 등의 저서를 집필한 남인숙 작가는 8일 오전 11시 40분께 트위터를 통해 "세상을 떠난 시나리오 작가 소식을 이제 접했다"라며 "결과적으로 운이 좋았지만 나도 한때 3타수 무안타의 시나리오 작가였다. 작자만 나섰다면 영혼이라도 날름 팔아버렸을 만큼 절박했던 기억, 가슴이 아프다"라고 전했다.


영화 '후회하지 않아'의 이송희일 감독은 트위터에 "달빛요정 이진원씨는 "도토리 싫어", 최고은씨는 "남는 밥 좀 주오"라는 슬픈 유언을 남겼네요. 단순히 가난한 예술가들의 초상이 아니지요. 음원 수익 배분과 시나리오 계약과 같은 구조의 문제. 약자를 갈취하는 틀을 바꾸지 않으면 비극은 계속될 겁니다"라며 최씨가 힘들어 할 수밖에 없었던 사회 구조를 지적했다.

영화 '우리 만난 적 있나요'의 임진평 감독은 트위터에 "'5타수 무안타'라는 자조의 말이 영 가슴을 아프게 한다. 나머지 다섯 타석을 더 채워 안타 다섯 개를 연속으로 치고 5할 강타자가 되지 말란 법도 없었는데. 하지만 그녀에게 사회는 더 이상의 타석을 허락하지 않았다"라는 글을 남겨 안타까움을 전했다.

배우 김여진도 트위터에 "저보다 어린 여자가, 동료 작가가, 차가운 방에서 굶어 죽었습니다. 펄쩍펄쩍 뛰어도 계속 눈물이 납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어떻게 그런 일이 생길 수 있는지 정말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어떻게…왜…무엇이…누구, 아는 사람 없나요?"라는 글을 남겨 사람들의 가슴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한편 최씨는 생전에 단편 영화 '격정 소나타'의 시나리오를 집필했으며, 지난 1일 충남 연기군에 있는 은하수 공원에 화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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