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블랙스완'과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포스터 |
'블랙스완'과 '그대를 사랑합니다'(이하 '그대사')가 관객들의 찬사 속에 흥행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8일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블랙스완'은 지난 7일부터 8일 오전까지 만 명의 관객을 동원, 누적관객 94만 1689명을 기록했다. 개봉 2주차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이후 줄곧 정상을 지키며 100만 관객 돌파 또한 목전에 뒀다.
뒤를 바짝 쫓고 있는 '그대사'의 기세 또한 만만치 않다. 지난 2월 17일 개봉한 '그대사'는 개봉 당일 2만 3822명을 동원하며 5위로 출발했으나 차츰 관객수를 늘려가며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 같은 두 영화의 흥행은 극장가의 이변으로 꼽힐 정도로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블랙스완'은 심리스릴러물인데다 주연배우 나탈리 포트만이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 된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이슈가 없어 고전이 예상됐다.
순제작비 11억원으로 제작된 '그대사' 역시 이순재, 윤소정, 김수미 등 노년 배우들이 주연을 맡아 흥행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앞선 아카데미 후보작들과 '아파트', '바보', '순정만화' 등 강풀 원작 웹툰 영화들이 잇따라 흥행 고배를 마신 점 또한 이러한 예상에 힘을 실었다.
두 영화의 '반전'을 일궈낸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역시 배우들의 호연이었다.
'블랙스완'의 나탈리 포트만은 순수한 백조와 관능적인 매력의 흑조를 오가며 강박 속에 파멸해가는 프리마돈나 니나의 모습을 훌륭하게 표현해내며 제8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신들린 듯한 그녀의 연기에 문화계 인사들의 호평과 관심이 집중됐고, 이는 곧 영화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됐다.
'그대사'의 이순재, 윤소정, 송재호, 김수미 등 명품 배우들의 호연 또한 관객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연륜과 경험을 갖춘 배우들의 연기는 인생의 늘그막에 찾아온 아련한 사랑을 아름답고 따뜻하게 그려내기에 부족함이 없었으며, 스크롤을 통해 미묘하게 고조됐던 인물들의 감정과 심리 또한 스크린 위에 고스란히 옮겨졌다.
배우들의 열연에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 또한 이어졌다. 트위터 등 SNS를 통한 관객들의 호평이 줄을 이었고, 이는 영화에 대한 입소문으로 이어져 흥행으로 연결됐다.
특히 '블랙스완'의 경우 앞선 미국에서의 수상성적과 나탈리 포트만의 임신소식, 박찬욱 감독, 류승완 감독을 비롯한 문화계 인사들의 호평에 힘입어 관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개봉 후에는 보아, 김미화, 오상진 등이 트위터에 '블랙스완'의 감상평을 남겼다.
'블랙스완'의 홍보 관계자는 "아카데미 수상 소식 전부터 예매율 1위를 기록하는 등 해외에서의 호평에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정도 있었던 것 같고, VIP시사회를 먼저 진행하는 등 문화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사전에 입소문을 형성한 것이 주효했다"며 "특히 여배우들이 나탈리 포트만의 연기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 그밖에 강렬한 스틸과 포스터를 통한 컬러 마케팅, SNS를 통한 입소문 효과 등이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반면 '그대사'는 일반관객들의 호평에 힘입어 차츰 관객을 늘려나간 케이스다. '그대사'는 네이버 9.56점, 다음 9.6점 등 포털사이트에서 최고 수준의 평점을 기록하며 호평받았다. 원작자인 강풀 또한 "솔직히 흥행대박은 상관없어요. 한분의 관객이라도 더 따뜻함을 느끼시면 전 진심으로 좋아요. 원작자로써 고생해서 만든 영화에 도움이 되고 싶어요"라며 영화화에 대한 만족감을 전하기도 했다.
'그대사'의 제작사 관계자는 "노년의 로맨스를 다룬 영화라 젊은 층에게 어필할 수 힘들 수 있었던 것 같은데 관람객이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관객들의 선입견이 조금씩 깨지는 것 같다"며 "결국 영화를 뜯어보면 '나의 이야기'라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는 것과 부모님들을 동반한 가족 관객 관람 덕에 뒷심을 발휘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