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감독 ⓒ류승희 인턴기자 grsh15@ |
'영원한 현역'
101번째 영화로 관객과 만나는 임권택(75) 감독을 일컫는 말이다. 임권택 감독은 한국영화의 살아있는 역사라 해도 좋을 만큼 작가라는 이름으로 한국영화계 한 켠을 든든히 지킨 영화계의 원로다.
1962년 영화 '두만강아 잘 있거라'로 첫 메가폰을 잡은 그는 1970년대까지 '남자는 안팔려', '단골 지각생', '나는 왕이다', '돌아온 왼손잡이' 등 멜로, 무협, 사극 등 모든 장르를 넘나들며 수십 편의 영화를 선보였다.
하지만 이 당시 만들었던 영화들은 오로지 흥행을 위해 만든 영화들로 그 스스로도 작품으로 여기지 않는 영화들이다. 이후 한국적인 정서와 자신만의 색깔을 표현해내기 시작한 그는 '만다라', '씨받이', '아다다', '축제', '태백산맥', '서편제', '장군의 아들', '춘향뎐', '취화선' 등 걸출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명실상부한 거장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마침내 101번째 영화로 관객과 만나는 연륜과 경험의 거장 임권택. 1980년대 이후 대표작들을 통해 한국의 토속적 삶과 전통적 정서를 담아낸 그의 작품세계를 들여다보자.
ⓒ영화 '만다라'의 스틸 |
◆만다라(1981)
장인 임권택을 예술가로 거듭나게 한 영화로 1972년작 '잡초'부터 담기 시작했다고 자평하는 작가의식이 활짝 꽃 핀 작품이다. 구도승인 법운 스님(안성기 분)과 지산 스님(전무송 분)이 걷는 구도의 길을 그렸다.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영화 '씨받이'의 포스터 |
◆씨받이(1986)
명문대가의 씨받이로 들어간 옥녀(강수연 분)의 삶을 유려하게 담아낸 작품. 영화에 담긴 여인의 한은 '아다다', '아제 아제 바리아제', '서편제'로까지 이어진다. 강수연은 이 작품으로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임권택 또한 아시아 태평양영화제 감독상과 작품상을 수상했다.
ⓒ영화 '아다다'의 스틸 |
◆아다다(1987)
이강천 감독의 1956년작 '백치 아다다'를 리메이크한 작품. 벙어리 아다다(신혜수)가 가부장적 사회의 굴레를 헤쳐 가는 모습을 그렸다. 제12회 몬트리올영화제 여우주연상(신혜수)을 수상했다.
영화 '아제 아제 바리아제'의 포스터 |
◆아제 아제 바리아제(1989)
인간의 세속적 불안과 그것으로 부터 벗어나 불도에 귀의하는 순녀(강수연 분)의 삶을 그린 영화. 강수연은 이 영화로 1990년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영화 '장군의 아들'의 포스터 |
◆장군의 아들(1990)
개봉 당시 단성사에서 6개월 간 상영되며 서울에서만 67만명 이상의 관객을 불러 모은 흥행작. 김좌진 장군의 아들 김두한(박상민 분)이 종로 주먹계를 평정하는 과정을 그렸다. 박상민, 신현준 등 출연배우들은 일약 스타덤에 올랐으며 영화는 흥행에 크게 성공하면서 3편까지 제작됐다.
ⓒ영화 '서편제'의 포스터 |
◆서편제(1993)
단성사에서 단관 개봉해 한국영화 최초로 서울 100만 관객 동원기록을 세운 영화. 이청준의 소설이 그 원작으로 소리꾼 집안의 기구한 삶을 통해 한국인 특유의 정서인 한을 풀어냈다. 상하이 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다.
영화 '춘향뎐'의 포스터 |
◆춘향뎐(1999)
고전소설 '춘향전'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배우 조승우의 데뷔작이기도 하다. 판소리와 유려한 영상이 조화를 이뤄 한국적 미를 살렸다는 호평을 받았다. 한국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했다.
ⓒ영화 '취화선'의 포스터 |
◆취화선(2002)
조선말엽 활약했던 천재화가 오원 장승업(최민식 분)의 일대기를 아름다운 영상으로 담아낸 작품. 도올 김용옥이 각본 작업에 참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임권택 감독은 이 작품으로 마침내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린다.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의 포스터 |
◆달빛 길어올리기(2011)
임권택 감독이 '축제'에 이어 무려 15년 만에 선보이는 현대물. 시청 공무원(박중훈 분)과 그의 아픈 아내(예지원 분), 다큐멘터리 감독(강수연 분)이 임진왜란 때 불타버린 조선왕조실록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전주사고 보관본을 전통 한지로 복원하는 작업에 관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렸다. 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등 3대 배급사가 공동배급에 나서 화제를 모았다. 오는 17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