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 "허각과 노래하는 유전자도 닮았죠"(인터뷰)

허각 쌍둥이형 허공, 24일 앨범 발매..가수 데뷔

박영웅 기자 / 입력 : 2011.03.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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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왼쪽)과 래퍼 후니훈 <사진제공=엠넷미디어>


지난해 국민적인 인기를 끌었던 '슈퍼스타K2'. 143만 여명의 참가자 중 1명의 주인공은 허각으로 결정됐다. 키는 작지만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대중의 가슴을 울렸고, 중졸 학력에 천장 환풍기 수리공이란 이력은 꿈을 위한 감동의 인생역전 드라마를 일궈내며 숱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런 그를 쏙 빼닮은 쌍둥이 형이 같은 꿈을 품고 가수 데뷔를 선언했다. 작은 키에 수줍게 웃는 모습마저 닮아있는 허공이 "오랜 고민 끝에 동생과 같은 길을 걷게 됐다"며 가수로서 첫 발을 내딛는 떨리는 심정을 전했다.


허공은 힙합 브랜드 앨범 '뉴스토리'의 타이틀곡인 '너만을 사랑해'를 통해 가수 데뷔를 알린다. 이 곡은 대중적인 멜로디에 래퍼 후니훈이 가세한 빠른 템포의 힙합곡으로, 허공은 고음의 청량한 목소리로 곡의 활기를 더했다.

우선 허공은 가수를 하겠다고 결심하기까지 고민을 거듭했다고 털어놨다. "앨범을 내자는 제의에 처음에는 거절했었어요. 물론 제가 동생 허각의 후광을 업고 쉽게 데뷔하는 것 아니냐는 주위 사람들의 시선 때문이었죠. 하지만 결국 아버지와 동생의 꾸준한 권유로 가수란 길을 걷기로 어렵게 결정하게 됐어요."

허공 역시 '슈퍼스타K2'에 지원한 오디션 참가자다. 비록 2차 예선에서 탈락했지만, 그의 가창력은 익히 알려진 바 있다. 허공과 허각 형제의 무대는 각종 유튜브 영상을 통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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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 후니훈(왼쪽)과 가수 허공 <사진제공=엠넷미디어>


"어린 시절부터 동생과 약 10년간 함께 노래를 해왔어요. 이벤트 업체를 통해 각종 행사 무대에 동생과 올라 공연을 했고, 수차례 노래를 했죠. 동생이 잘돼서 제게도 기회가 왔고, 결국 꿈을 이룰 수 있어 행복하기만 해요."

허공의 음반 데뷔는 작곡가 나의현의 제의로 성사됐다. 우연히 인터넷을 검색하다 허각과 함께 부른 동영상을 접한 그는 풍부한 성량에 높은 음역대를 가지고 있는 허공의 매력에 매료됐고, 합동작업을 제안하게 됐다.

곡에 함께 피처링으로 참여한 래퍼 후니훈도 한마디 거들었다. 후니훈은 "기존 여성 가수들의 노래를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음역대를 지닌 친구다. 무엇보다 목소리가 예쁘고 맑다"라며 허공의 음색을 극찬했다.

허공은 허각과 마찬가지로 꾸준한 연습과 노력으로 지금의 목소리를 갖게 됐다. 노래를 잘하는 유전자마저 닮은 형제지만, 분명히 차별화된 개성은 존재했다. 허각이 알앤비 발라드와 록 등 감성에 호소하는 파워풀한 보컬을 가진 반면, 허공은 멜로디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아름답고 청량한 목소리를 가졌다는 평이다.

"동생과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 노래를 해왔지만, 정말 동생의 감정표현은 탁월한 편이에요.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눈물을 쏙 뺄 정도로 감성적인 목소리를 지녔죠. 제가 동생에게서 꼭 배워야 할 부분이라 생각해요"

허공의 가수 데뷔에 큰 힘이 되 준 사람 역시 동생 허각이었다. 허각은 쌍둥이 형의 첫 음반 작업에 많은 조언을 해주며 정성어린 모니터링을 해주었고, 선배가수로서 동료가수로서 서로 꿈을 나누며 '진짜 가수'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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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왼쪽)과 래퍼 후니훈 <사진제공=엠넷미디어>


"저희가 쌍둥이 형제라 경쟁의 시선으로 바라보시는 분들도 많아요. 하지만 경쟁이라기 보다는 서로가 같은 길을 가는 것이라 생각해요. 저희 형제가 한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은 오래 전부터 꿈이였죠. 서로 다른 시기에 다른 노래를 부르게 되겠지만, 저희는 꿈을 이루기 위해 영원히 노래할 것입니다"

허공은 하룻밤 사이에 슈퍼스타로 거듭난 동생 덕분에 알아보는 사람이 크게 늘어났다. 동생과 꼭 빼닮은 외모 때문이기도 하지만, 방송을 통해 자주 얼굴을 비쳤기 때문이다. 허공은 때 아닌 유명세에 겪은 에피소드들도 털어놨다.

"제가 허각인줄 알고 사인해달라고 쫓아오는 사람도 있었고, 노래해달라며 우는 사람도 있었어요. 또 밥먹을 땐 허각 씨 팬이라면서 계산 하지 말고 그냥 가라는 서비스도 받았었죠. 하하. 동생이 정말 유명해지긴 했나봐요."

동생의 인기를 타고 가수 데뷔란 기회를 얻은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허공은 "어렵게 얻은 가수란 기회인 만큼, 최선을 다해 노래하겠다"라며 굳은 각오를 다졌다. 또 자신의 활동이 동생에게 행여나 피해가 가지 않을까 라는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동생 후광을 업고 데뷔했다는 주위 시선은 피할 수 없겠죠. 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제가 열심히 노래하는 것밖엔 없을 것 같아요. 허각을 닮은 쌍둥이 형이 아닌 가수 허공으로 우뚝 서야죠. 가수 꿈을 이뤄 정말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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