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헌 "상처준 모든 사람에 죄송..다시 시작"(인터뷰)

김지연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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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헌 ⓒ이명근 기자 qwe123@
박지헌 ⓒ이명근 기자 qwe123@


사람은 이기적인 동물이다. 순간의 선택이 오면 열이면 열, 다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그게 사람이고, 인생이다.

남성그룹 V.O.S 전 리더 박지헌은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을 2009년 여름, 그런 선택을 했다. 자신을 위해 비지땀을 흘린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무릅쓰고 현실적인 길을 택했다. 그게 옳든, 그르든 당시는 최선이라 여겨졌다.


2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이제야 박지헌은 그 길이 고난의 시작이었음을 알았다. 하지만 한 번 칼을 빼 든 이상, 그 결과를 책임져야 한다. 무대를 떠나 인고의 시간을 보내는 등 먼 길을 돌아 2년여 만에 박지헌이 돌아왔다. 신곡 '엄마 같은 이상형'을 들고.

"가수가 되고 싶어 의도하지 않게 가족을 숨기면서부터 일이 꼬였던 것 같아요. 결혼을 준비하고 있을 무렵 갑자기 연예인이 되면서 그때부터 아내와 아들을 숨기는 작전이 시작됐죠. 첫 단추를 잘 못 낀 건데 변명을 하자면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저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요."

그렇게 박지헌은 V.O.S의 리더로 가요계 입문, 활동하면서도 늘 마음 한 구석에 묵직한 짐을 얹은 듯 했다. 노래 잘하는 그룹이란 소리는 들었지만 좀처럼 인기를 얻지 못하며 조급함도 커졌다.


"그만 해야 할까"란 고민이 그의 가슴을 두드릴 무렵, 대중의 사랑은 쓰나미처럼 소리 소문 없이 밀려왔다. 박지헌은 솔로곡 '보고 싶은 날엔'으로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을 석권하며 인생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박지헌 ⓒ이명근 기자 qwe123@
박지헌 ⓒ이명근 기자 qwe123@


그리고 그 최고의 순간에 타 기획사 영입이란 달콤한 유혹이 다가왔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모든 유혹의 과정이 끝났을 무렵, 박지헌은 V.O.S 멤버였던 김경록, 최현준과 헤어졌고 새 음반을 내기도 어려워졌다.

"바보였어요. 나를 아껴주던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거에요. 옳고 그름을 떠나 그 사람들이 상처 받았다는 생각을 하니 죄송한 마음뿐이더라고요."

박지헌이 본격적인 활동에 앞서 전 소속사 스타제국을 찾아간 이유다.

"상처를 지울 수는 없겠지만 다시 시작하고 싶어요. 처음엔 아예 무대를 떠나 조용히 살려고 대전에 내려간 건데 그게 쉽지 않더라고요. 무대에서 노래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뼈저리게 느꼈다니까요. 노래가 내 살 길이란 생각이 가슴을 떠나지 않았어요. 그래서 힘을 내 다시 이곳에 섰어요."

비록 한 곡짜리 디지털 싱글이지만 박지헌은 "모든 사람들과의 소통을 위한 소중한 음반"이라고 강조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다 부질 없는 제 욕심이었고, 자존심이었어요. 다 버리고 다시 시작할 겁니다. 상처 준 모든 분들께 죄송할 따름이죠. 감사하며 노래할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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