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스타' 박해진의 중국진출기, 직접 확인해보니(종합)

베이징(중국)=배선영 기자 / 입력 : 2011.05.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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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Q인터뷰를 진행 중인 박해진ⓒ사진=더블유엠컴퍼니
QQ인터뷰를 진행 중인 박해진ⓒ사진=더블유엠컴퍼니


수많은 배우들이 한류스타라는 감투를 썼다. 너나 할 것 없이 일본 중국 동남아 진출 소식을 국내 매스컴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스스로를 한류스타라고 칭하곤 한다.

그만큼 희소성이 적어진 한류스타라는 단어가 가진 영향력은 더 이상 예전 같지 않다. 그 와중에 배우 박해진(28)의 중국진출 소식이 들렸다. 지난 해 군대 면제 문제로 악재가 있었던 그였다. 국내 활동에 걸림돌이 생겼기에 중국으로 우회하지 않았을까 라는 추측도 가능했다.


하지만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2006)가 중국 후난TV에서 방송된 뒤, 큰 히트를 쳤고 이태란을 비롯, 극중 로맨틱 연하남으로 등장한 박해진의 인기가 급상승 한 것은 사실이었다.

이를 증명하듯 최근 박해진이 중국 드라마 '첸더더의 결혼이야기'에 주연급으로 전격 캐스팅 됐다는 소식도 들렸다.

박해진의 중국 진출기와 현지에서의 한류스타들의 영향력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16일 중국 베이징으로 향했다.


가장 먼저 접한 박해진의 소식은 중국 유명 의류 브랜드 리벡스(LIVEX) 메인 모델로 전격 발탁돼 광고 촬영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리벡스는 중저가 의류브랜드로 중국 내 젊은 층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다.

'첸더더의 결혼이야기' 촬영 중인 박해진ⓒ사진=더블유엠컴퍼니
'첸더더의 결혼이야기' 촬영 중인 박해진ⓒ사진=더블유엠컴퍼니


그와 함께 발탁된 모델은 웨이천(魏晨). 꽃미남 가수 겸 배우로 조만간 한국진출을 앞두고 있는 핫한 스타와 함께 메인모델로 발탁됐다는 점은 박해진의 인지도가 그리 나쁘지 않다는 증거였다.

그의 광고 촬영은 16일 오후 베이징 차오양구에 위치한 이바이청구어지잉시청(益百城國際影視城)에서 진행됐다. 박해진은 전날 중국 드라마 '첸더더의 결혼이야기(錢多多嫁人記) 촬영 중 복숭아 뼈에 부상을 입었다. 이에 이날 오전 병원을 다녀와 응급처치를 한 뒤 촬영에 투입됐다.

한 관계자는 "뼈가 부러진 것 같다며 병원에서는 기브스 치료를 권유 했지만 당장 오늘 내일 촬영 스케줄이 많이 잡혀 치료를 미뤘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박해진은 아픔을 내색하지 않고 훈훈한 분위기 속 촬영을 마쳤다. 그의 포즈와 표정에 스태프와 광고주는 연신 '하오'(好, 좋다라는 뜻)를 외쳤다.

표정도 밝아보였다. 소속사 더블유엠컴퍼니 관계자는 "중국에 와서 살이 5kg나 쪘다"라며 "그전 마음고생 때문에 살이 쏙 빠졌는데 중국에 온 뒤 살이 붙고 몸도 훨씬 좋아졌다"고 귀띔했다.

광고 촬영을 마친 박해진은 취재진에 다가와 정중히 인사를 건네고 베이징의 진미들을 추천하는 등,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17일 오전 11시부터 베이징 중심가 중관촌에 위치한 중국 유명 포털사이트 QQ 본사에서 그의 다음 스케줄이 이어졌다. QQ 측이 중국 각 성에 있는 박해진의 팬들을 위해 박해진과의 실시간 채팅 인터뷰 이벤트를 기획했다.

현지 인터넷 문제로 이벤트 시간은 30분가량 늦춰졌지만 무리 없이 진행됐다.

박해진은 약 20개가량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했다. 질문들은 주로 중국에 대한 인상과 앞으로의 활동 계획, 현재 촬영 중인 '첸더더의 결혼 이야기'에 집중됐다.

박해진은 "중국에 와서 새삼 '소문난 7공주'의 인기를 실감했고, 앞으로 중국 팬들과 자주 봐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비록 언어 문제로 소통이 원활하지는 않지만 그 외의 다른 문제점은 전혀 느끼지 못한다. 다만 중국 대본을 한국어로 고쳐나가는 과정이 힘이 들기는 하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혹시 마음에 드는 중국 여성을 만난 적이 있느냐"라는 다소 짓궂은 질문에도 "사실 일본에서 진행된 한 콜렉션 행사에서 마음에 드는 모델을 만났다. 내가 평소 좋아하는 스타일이었지만 그 분과 따로 이야기를 나눈 것도 아니고 다시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국적도 잘 모르겠다"라고 솔직히 답하기도 했다.

박해진 소속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그의 채팅 인터뷰에 관심을 가진 중국 현지 팬들은 그의 QQ 블로그를 팔로우한 43만여명. 팔로워의 숫자는 하루 평균 2~3만명씩 늘고 있다고 한다.

이어 박해진은 이날 오후부터 베이징 외곽 지역에 위치한 즈샨(至善) 아파트 단지에서 '첸더더의 결혼이야기' 촬영을 진행했다. 이 작품은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도 진출한 유명 여배우 리샤오란(李小?)이 여자주인공으로 출연하는 작품이다.

박해진은 리샤오란이 연기하는 여주인공 첸더더의 남편, 쉬페이 역을 맡았다. 명백한 남자 주인공 역이었다.

박해진 소속사 관계자는 "당초 감독은 중국배우를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여러 프로필 중 박해진의 프로필을 발견하고 그의 전작에서 보여준 기량과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라며 "결국 쉬페이의 설정도 한국 유학생 출신 본부장으로 바뀌게 됐다"고 전했다.

극중 설정이 한국인이기에 박해진은 중국어 대사 연기를 할 필요는 없었다. 박해진은 중국식 한국어로 번역된 중국어 대본을 매일 검토하고 자기 입에 꼭 맞는 한국어로 직접 번역하는 과정을 거쳐 현장에서 중국배우들을 상대로 한국어 대사를 한다. 이후 중국어로 더빙돼 방영될 예정이다.

이날 같이 촬영한 리샤오란은 한국취재진에 "박해진이 겉으로 보기에는 얼음왕자 같이 차갑게 생겼지만 실상 너무나 따뜻하고 장난기도 많은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리샤오란과 중국어로 농담을 주고받던 박해진은 "내가 인복이 있나보다"라며 "샤오란은 배려심이 많다. 말이 통하지 않아 연기할 때 어려움이 있을 법도 한데, 샤오란이 눈치로 디렉션을 주곤 한다"라며 돈독한 친분을 밝혔다.

'첸더더의 결혼이야기' 연출을 맡은 왕진성 감독 역시 박해진에 대해 극찬을 했다. 그는 "이 작품 이후 박해진이 중국 내에서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는 그의 개인적인 기량과 노력에 달린 것이지만, 충분히 가능성과 자질이 있는 배우다"라고 말했다.

'첸더더의 결혼이야기'는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드라마화가 결정될 정도로 중국 내에서는 기대가 큰 작품이다. 왕진성 감독이 평소 한국배우들과 활발한 작업을 해온 것도 아니었고, 리샤오란, 시아오빙(邵兵) 등 주연배우들은 연기력 및 인기 면에서 신뢰도가 높은 배우들이다.

그러니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고 대사 연기에 어려움이 있는 외국인 배우를 드라마 주연으로 발탁한다는 것은 그들로서는 큰 모험이었을 것.

이와 관련, 왕진성 감독은 "사실 쉬페이 역 캐스팅에 굉장히 신중을 기했다. 주목받는 역할이기 때문이다"라며 "하지만 평소 한국드라마에서 지켜본 한국 배우들의 연기력이 나쁘지 않았다. 한국배우들을 포함한 많은 배우들이 프로필을 보내왔는데 그중 박해진은 역할의 이미지와도 잘 어울리고 연기도 나쁘지 않았고 중국 내에서의 인기도 높은 편이었다"고 밝혔다.

드라마와 한류문화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중국의 20대들은 지금도 한류스타하면 장나라와 이정현을 떠올린다. 박해진은 아직 그 반열에 들었다고는 평가할 수 없었다. 하지만 굵직한 작품에 주연으로 캐스팅되고 각종 CF 모델로 발탁되는 등, 그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했다.

게다가 박해진 스스로가 중국에서의 연기활동을 즐기고 있다는 점과 성실한 자세로 중국 연예관계자들에게 신뢰를 주고 있다는 점에서 미루어 그가 향후 반짝 한류스타로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였다.

박해진과 리샤오란ⓒ사진=더블유엠컴퍼니
박해진과 리샤오란ⓒ사진=더블유엠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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